Page 3 - 전학출 e-book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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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출 작가의
한옥의 문과 벽 그리고 버선코 추녀 사랑
김 석 (시인, 퇴계학회원)
식솔들이 겨울 질화로 둘러앉아 고구마며
설날 뒤의 뒷날이거나 정월 보름이면
살강 위 푸른 이끼 마른 떡덩이를
아버지는 화덕에 놓으시고 어머니는 발라주셨다
그럴 때면 호롱불 흔드는 문풍지소리가 들렸고
우리들은 몽당이불 아래 발 가슴을 모아 잠들었다.
전학출의 흰 회벽과
선연 청홍 맑은 선으로 한옥의 문살
외씨버선코처럼 하늘 향한 낙숫물소리 추녀와
더러 흙이 삐져 나간 바람벽의 문 틈 그리움을
화가는 민들레며 개나리꽃 봄빛 마음으로 그렸다
작가 전학출이 오방색 선으로 재구성한
한옥 창살문과 바람벽과 세월 태 대문짝과
솟을 대문짝과 기와집 툇마루를 푸른 심줄
회벽과 창특 세월기둥을 보다가, 서울사리의
호롱불과 남포등과 때로 촛불이 켜졌던
온돌방과 바람벽에 기대어 잠들었던 추억의
문지방소리와 유년의 돌담과 고샅길을 걸었다
사진가 전학출은 주역이 말하는 오방색 선을 풀어
흰 회벽과 창특, 추녀의 바람소리를 트리밍 하였다
우리의 자연과 어깨동무처럼 한옥의 풍류와 멋을
흰빛의 한옥 벽과 문틀 창살과 두리기둥과 들보를
선과 면을 또렷이 하면서도 단아하고 안정적이게
작가는 창틀 꿈을 청홍의 선으로 재구성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