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그늘의 끝
낙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모서리진 선의 끝과 끝에서
훌쩍 지나가 버리는
서두를 이유가 없었으나
명분을 가진 어둠처럼
아무도 뒤돌아보지 않는
저 흐름을
누가 뭐라 하겠느냐만
중심은 어쩔수 없이 한참을 뒤척였다
사납게 물어뜯는 바람이라
바람때문이라 생각하고
애써 장문의 꽃잎을 한 장 넘기고
접힌 길을 붉게 바라보며
격렬하게 흔들리는 것은 영혼이 아니라
눈이다
눈이다
눈이다
그렇게
입을 다문채
나의 눈이
한 시절을 걷고 있었다
K O S E O U K C H A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