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석찬 작가 e-book 2022 0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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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그늘의 끝



                                                                 낙화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모서리진 선의 끝과 끝에서
                                                                 훌쩍 지나가 버리는

                                                                 서두를 이유가 없었으나


                                                                 명분을 가진 어둠처럼

                                                                 아무도 뒤돌아보지 않는
                                                                 저 흐름을

                                                                 누가 뭐라 하겠느냐만


                                                                 중심은 어쩔수 없이 한참을 뒤척였다

                                                                 사납게 물어뜯는 바람이라
                                                                 바람때문이라 생각하고
                                                                 애써 장문의 꽃잎을 한 장 넘기고

                                                                 접힌 길을 붉게 바라보며
                                                                 격렬하게 흔들리는 것은 영혼이 아니라



                                                                 눈이다
                                                                 눈이다

                                                                 눈이다


                                                                 그렇게



                                                                 입을 다문채

                                                                 나의 눈이
                                                                 한 시절을 걷고 있었다










                                        K  O      S  E  O   U  K      C  H  A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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