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2020_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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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컬러테라피
경험해본 적 없는 무기력감과 허망함을 탈출하고자 자칫 지나치게 자극
적인 쾌락을 좇을 수도 있습니다.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몸과 마음을 새롭
고 짜릿한 경험에 내맡기는 것. 하지만 이 또한 반대 급부로 비참함이나 환
내 인생은 멸감을 더 크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외부의 자극이
아직도 아니라 그 자극을 받아들이고 동력으로 삼는 나의 자아에 있기 때문이죠.
40대에 처음 만난 우울감, 한여름처럼 상태가 호전되며 재발률도 높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인생의 내면과 외면
다행히도 ‘갱년기 우울증’은 일정 기간 후 약화되거나 초기 치료를 통해
찬란한데
갱년기 누구보다 이 송두리째 변화하는 이 시기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제대로 지켜볼 필요
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져왔던 “내 인생은 성공적이다”라는 느낌은 이제
는 더 이상 외부의 기준이나 시선으로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죠. 이제부터
우울증 삶을 완성시켜 는 오로지 나의 온전한 자아 기능과 내면에서 발견하는 자기 동력만으로
유능하게
삶을 영위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왔는데
본인의 감각이 통제되지 않고, 한없는 무기력함을 느끼며 행위
를 추진하는 동력이 극히 저하되는 상태를 우울감이라고 하
죠. 이미 우울증 인구 100만 시대를 넘어선 대한민국에 갱년기 우울증 체크리스트
서 우울증 경험자를 찾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데요. 이 중에서도 40대 이후, 즉 중년이 되어 처 증상 체크
음 찾아온 우울증을 두고 ‘갱년기 우울증’이라 부 1. 계속되는 우울, 불안 혹은 공허감
릅니다. 연령이 우울증의 발병 기준이 될 수는 없 2. 성생활을 포함하여 한 때 즐거웠던 일이나
취미생활에서의 의욕 및 흥미 상실
다고 보는 전문가적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3. 절망적인 느낌, 염세적 사고
중년 이후 뚜렷하게 감지되는 우울감 및 그에 따른 증세들을 무
4. 죄책감, 무가치 혹은 무기력감
시할 수만도 없습니다. SPECIAL
컬러테라피 5. 불면, 아침에 일찍 깨거나 과다한 수면
갱년기 우울증은 초조감, 불안감 등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며 자 뭔가 좀 더
살의 위험도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강을 염 자극적인 게 6. 식욕감소나 체중감소, 과식이나 체중 증가
7. 힘이 없고 피로하여 몸이 처지는 기분
려하고 강박적으로 매달리는 증세도 흔히 나타나죠. ‘갱년기 우울 없을까 8.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 자살기도
증’을 경험하는 이들은 비교적 이전의 인생에서 매우 성공적이고 9. 초조감, 쉽게 짜증이 남
도 진취적인 행로를 따라 삶을 영위했죠. 다시 말해, ‘유능하다’는 언제부터 10.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의사결정을 하는 데 어려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성공적이었던 삶에
11. 두통, 소화기장애 또는 만성 통증 등 치료에
균열이 생기고,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다는 느낌을 가졌을 때 이 잘 반응하지 않고 계속되는 신체증상
감정은 매우 크고 강력하게 삶 전체를 집어 삼킵니다. 피로했지? •2가지 이상 초기 우울증 증세입니다.
•5가지 이상 심한 우울증 증세입니다.
만성피로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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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피로감이 당연한 일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지금 피로한 사람은 수도 없이 많지만 도대체 이 피로감
이 언제부터 시작돼 얼마나 오래 도사리고 있는지 통 알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병 때문이 아닌 원인 모를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ㆍ반복적으로 나타나 기어이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 상
태를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피로와 달리 ‘만성피로’는 휴식이나 수면 등으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아직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지만 피로를 유발하는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강하게 나타날 때는 물론 바이러스
감염, 면역학 이상, 신경호르몬계 이상, 중추신경계 이상, 정신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치므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증상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국내 조사를 보면 ‘만성피로증후군’은 그로 인한 정서적 어려움이나 무기력 등의 증상 외에 ‘위염 및 십이지장염’, ‘현
기 및 어지러움’, ‘비기질적 수면장애’ 등 질환 등을 동반하는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이 같은 증상들은 결국 일상 생활
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보다 복잡한 업무나 학업 등을 유지하는 데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미국 질병관리 및 예방 센터(Center for Dies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만성피로증후군’을 “만성피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적 혹은 반복적으로 나타나 일상 생활을 수행하는데 상당한 지장을 주며, 휴식이나 수면을 취해
도 피로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 상태”라고 규정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보건 당국에서도 ‘단순한 피로 및 권태’에 대해서
는 비급여 대상으로 분류하지만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았을 때는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성질환증후군’은 그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개인이 느끼는 피로감의 정도 또한 명확하게 기준화 돼 있지 않은 만큼
평소 건강관리에 유의하여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과도한 카페인이나 음주를 줄이고, 담배
를 끊는 것이 만성피로증후군을 예방하는 데에 주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매일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 충분 원인은 불분명한데 증상도 천차만별
한 휴식과 균형잡힌 식사가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됩니다. 만일 과도한 업무나 학업량에 시달리고 있거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가졌다면 전문가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건강 상태를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자거나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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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_사보(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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