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안성복지관+-+행복창고2019+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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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seong Community Welfare Center  17






                  자원봉사자 글                                                          나  눔
                                                                                 이
                  안녕하세요? 복지관입니다                                                      야기      둘




                  나는 매주 한 번은 꼭 전화를 걸어야 하는 스마트폰 친구가 두 명이

                  있다.
                  “유 선생님! 안녕하세요? 복지관입니다”
                  “김 형! 별 일 없어?”
                  대화의 내용은 늘 비슷하다.

                  식사는 했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누구 다녀간 사람은 없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태풍이 오는 걱정, 정치판 걱정, 병원 사무
                  장과 다툰 이야기 등등...대화의 내용은 늘 비슷하다. 그럴 수밖에 없
                  는 것이 두 분은 나의 삶과 겹치는 부분이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화할 때면 대화의 건조함을 피하기 위해 대화의 주제를 만
                                                                           은빛 하트 수호대원 이 종 섭
                  드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두 분 중에 한 분은 나보다 7년 위이고, 한 분은 2년 아래인데 7년 위인 유 선생님은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하여 거의 종일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분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이 TV를 가장 가까운

                  친구로 삼아 생활하는 분이다. 그런 유 선생님과 통화를 하다 보면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뭐” 하는 대답에
                  서 인생을 달관한 것 같은 연륜이 느껴진다. 그래서 유 선생님과의 통화는 늘 편안하다.
                  그런데 2년 아래인 김 형과의 통화는 전혀 다르다. 때로는 상스러운 용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폭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핸드폰 문자로 “이 형! 그냥 죽을까?” 하여 가슴을 철렁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별로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그의 분주한(?) 삶 때문이다. 그는 척추 수술 후유증으로 늘 등 통증을
                  안고 사는데 “이 형! 비가 오려나봐 등이 많이 아프네” 하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다리는 건강해서 병원
                  에도 자주 드나들며 간호사들과 농담도 주고받고 비봉산 등산도 자주 하고 동사무소도 자주 방문하는 등
                  나름대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렇게 두 분의 성격이나 삶의 패턴은 다를지라도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가족과 단절된 채 홀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안성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하여 ‘독거노인의 심신안정과 사회적지지체계 형성을 위한 *은빛 하트 수호대*

                  의 일원이 되어 지난 2년여 동안 활동하면서 비록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두 분이 내 전화를 받고 위로와
                  힘을 얻게 되기를 오늘도 하나님께 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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