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2 - 관악부 100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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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KOREA UNIVERSITY WIND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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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일섭(식공 08) 교우의 회고
                                저는 2008년 입학하였지만, 2010년이 되어서야 관악부에 가입하였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는 관악
                                부의 존재도 모르고 있다가, 과 후배인 송하윤(09 오보에) 군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봄 학기 개강과

                                동시에 방문하게 되었죠. 당시 저를 맞이해준 용주현 부장(08 색소폰)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다들 연주회 준비에 한창인 모습이었습니다. 낯선 공간이었지만, 사람들은 저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었
                                습니다. 제가 타악기를 하러 왔다고 하니 환호와 걱정의 눈초리를 동시에 보내시더군요. 지금은 왜 그
                                런지 이유를 알 것 같지만,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2010년 3월 13일, 저는 그렇게 스태프로서 제 생애
                                첫 연주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첫 연주회가 끝나고 나서야 왜 타악기 연주자가 귀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파트가 귀하지만,
                                2010년 신춘연주회 당시 타악기 파트에 재학생이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동
                                아리 홍보에 들어가야 했고, 스스로가 신입부원인 입장에서 앞으로 함께할 파트원을 구해야했기에
                                동아리 홍보를 위한 합주도 참석해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실력으로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

                                로 아찔한 기억이 남아있지만, 어찌되었든 1학년 신입생 두 명을 영입하여 맹연습에 들어갔습니다.
                                따라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합주, 무더웠던 여름날의 합숙 그리고 대망의 정기연주회까지… 모두가
                                한 마음으로 함께하였기에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파트 선후배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렇게 첫 연주회를 마치고 나니 그 다음 연주회부터는 비교적 수월해지더군요. 시
                                작이 반이라는 말이 맞나봅니다.


                               |  장창수(경영 09) 교우의 회고
                                동아리가 인연이 되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매년 봄에는
                                신춘연주회, 가을에는 정기연주회를 열어 연주자들과 관람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거운 시간을 보냈
                                습니다. 입학식, 졸업식, 개교기념일에 학교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도우기도 했습니다. 지하철역으로

                                나가 시민들을 위해 연주를 했었고, 작은 인연이 닿아 방송에 나온 적도 있습니다. 음악을 통해 저희
                                들만의 작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기도 하고, 또 사회에 여러 모
                                습으로 봉사할 수 있었다는 점은 영원히 간직할 자랑입니다.
                                음악에 빠져서 오로지 악기만 잡고 동아리방에서만 며칠씩 시간을 보내면서 연습을 하던 것. 사소한
                                다툼에 며칠 눈도 마주치지 않다가 저녁에 술 한 잔 걸치고 취기에 안암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던
                                것. 낙산 수련원에서 합숙하다 한번 씩 바닷물에 온몸을 적시던 것. 은행나무 우거진 공원에 느긋한
                                소풍을 간 것. 교내 행사 때 모여서 연습하고, 졸업식 입학식이 무사히 끝난 후 밥 한 끼 먹으면서 도란
                                도란 수다떨던 것. 하나같이 소중하기만 합니다. 아직 어리지만, 살아가면서 몇 안 될, 결코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보냈다는 자랑으로 앞으로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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