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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대용작가의작품은한발정도는꿈속에닻을내리 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동그랗고 부드럽고 매 끈매끈한 형태가 그렇습니다. 꿈의 이미지들은 항상 모 호하기 마련인데 어떻게 그렇게 정확한 형태로 형태화 를 시키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하나하나의 캐릭터 마다 어느정도의 스토리를 떠올리며 작업하시나요?
아주 예민하던 20대에는 꿈에 관심을 가지고 꿈 일기장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말 그대 로 꿈 속에서 있었던 상황들과 이야기들을 적는 노트였는데 그때 적었던 노트들로 인해 지금도 20년 전의 꿈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괴하고 기이한 꿈은 그 자 체로도 매력적이어서 그것을 조형작업으로 많이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메두사 나 인어 그리고 핑크 빛 인간상어, 잠수복을 입은 인간들은 꿈에서 보았던 이미지들을 새 롭게 형상화 시킨 작업들이며 여기에 조미료를 조금 넣어 각색한 이야기들을 입히는 작업 을 했었습니다.
대부분의 일들이 그러하지만 입체 작업이나 평면작업을 할 때는 막연하게 생각하고 작업 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아주 많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았습니다. 특히나 조각은 여러 각 도로 보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얇은 선의 연필(흔히 샤프라고 하죠)로 명 암 없이 라인으로 형태를 그립니다. 그래야 선명한 형태를 예측할 수 있고 실패할 확률이 줄어 드는 것 같아서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메두사나 샴 푸우, 인어 등등 신화나 만화에서 차용된 캐릭터들은 저마다 고유의 이야기 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에 제 가족이나 저 그리고 사회적인 이야기들을 덧붙여 제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전시 주제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거기에 가장 맞는 캐릭 터를 찾아서 이야기를 입히는 방식입니다.
아마도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영화를 보고 얻은 영감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과거에 보았던 ‘블랙’이라는 작품은 앞을 보지 못하고 들을 수 없 는 한 여인의 이야기이고 인도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속에 등장하는 성당은 제가 인도여행에서 가보았던 곳이라서 더욱 더 집중하게 한 영화였습니다. 제 작업 중에 ‘블랙’이라는 작품은 이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입니다. 죽기 전 3년 동안 앞을 보지 못한 아버지를 표현했던 작업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검정색, 일반적으로 어두움을 상 징하는 색의 관념보다는 모든 빛을 흡수하는 따뜻하고 자유로운 색으로 상상하면서 만든 작업이었습니다. 최근에도 발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예술가로 살아가는 것과 고민 하는 것에 대한 많은 것을 느꼈다.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질문은 저에게는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미술을 하는 저도 작품에 대한 기호들이 있다 보니 좋아하는 작업이 있는 가 하면 반대로 관심이 없는 작업들도 있습니다. 이번 슈즈 트리를 보면서 작가의 입장과 대중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중이 다른 관점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고 봅 니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항상 긴장되는 부분들이죠.
현대미술은 작업을 하는 저에게도 어려운 부분들이 참 많습니다. 이론적인 지식을 가지고 보면 보여지는 부분들이 있다보니 어느 정도 학습이 이루어져야만 보이는 부분들이 있죠. 그렇지만 즉각적으로 인지되고 느껴지는 감정을 무조건 틀렸다고는 할 수는 없는 것 같습 니다. 미술을 이렇게 봐야 한다 저렇게 봐야 한다는 것은 강요인 것 같습니다. 그저 자신 이 보고 느낀 것이 있다면 그것이 솔직한 그 순간의 감정이지 않을까합니다.
타쟝르에대한관심과기호는한작가를이해하는또 하나의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음악, 영화, 문학 혹은 과학의 어느 영역 등이 궁금해집니다.
요즘 서울역 앞의 슈즈트리로 인해 예술의 공공성에 대 한 논란이 있습니다. 변대용작가도 공공미술 프로젝트 에 참여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공미술 프로젝 트도 결국은 작가의 작품과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합 니다. 공공미술로 설치된 조형물과 전시장에 전시되는 작품을 일반관객들이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까요?
박지형 방정아 이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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