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녹슮에서 반짝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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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산업유산을 지키기 위해 제도를 구축하는 것은 당연한 일 같지만 쉽 지 않다. 더구나 산업유산에 대한 개념이 자리 잡지 못하고, 국가정책이 마 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의 이러한 행보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에 ‘산업유산’이라는 개념이 들어온 후 몇 차례의 사건이 있었다. 추려보면 다섯 가지 정도가 될 듯하다. 산업유산에 대한 이야기는 1990년 대 말부터 논문이나 글을 통해 소개되었지만, 본격적인 등장은 2000년을 넘어선 2002년과 2003년이라 할 수 있다.
첫 번째, 2002년 ‘선유도 근린공원의 탄생’이다. 한강 속 섬이었던 선유도에 1978년 정수장이 건설되었고, 그 역할이 중지된 후 정수장 시설과 기능을 이용한 녹색 기둥의 정원, 시간의 정원, 물을 주제로 한 수질정화원, 수생식 물원 등을 핵심으로 하는 ‘선유도 근린공원’(110,407m²)이 탄생되었다. 그날 이 2002년 4월 26일이었고, 우리나라 산업유산 재활용의 최초 사례로 기록 된다.
두 번째, 2003년부터 시작된 ‘산업유산 관련 학술 논문들의 발표’이다. 이것 은 사건이라기보다는 계기에 더 가깝지만, 한 분야가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자리 잡으려면 학술적인 이론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3년에 발표된 두 편의 논문(「산업유산의 개념과 보전방법 분석」(국토계 획, 38권 2호, pp.7-20), 「산업유산의 유형별 재활용 특성 탐색」(한국도시 설계학회지, 12권 3호, pp.59-71))은 산업유산의 본격화를 알리는 촉발점 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세 번째는 2009년에 시작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근대산업유산 예술창 작 벨트화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국가의 관심이 본격화된 계기라는 점 에서 주목할 만하다. 당시 사업에 선정된 산업유산은 포천의 채석장, 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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