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2018 Donggang International Photo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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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국제공모작가, 대상
Chun Hua Catherine DONG 천 화 캐서린 동
캐나다
© Chun Hua Catherine DONG, Mother series, 2017
<어머니>
작품 <어머니>는 이제는 세상에 계시지 않는 내 어머니에게 바치는 14점의 사진과 비디오
한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재’는 존재의 한 형태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나는 내가 태
어난 중국에 돌아갔다. 거기서 엄마의 친구와 친척인 여성들을 만났다. 총 열네 분의 새로운
엄마를 만난 셈이다. 엄마가 생전 좋아하던 꽃 장식이 달린 전통 중국 신발을 구입해 열네
분의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각각의 어머니 집에 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어머니들은 새 신
을 신고, 나는 각 어머니의 옷을 입은 채 카메라 앞에 섰다. 모두와 사진을 찍은 후, 나는 열
네 명을 한 데 초대해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이 작품은 기억과 상실의 시각적 표현을 통해 과거를 복원하는 시도로 주된 정서는 ‘위안’이
다. 작품은 삶과 죽음, 인간의 존재와 보편적 감정을 더듬어 추적한다. 방법론적으로 나는
‘재연’을 핵심으로 삼았다. 과거를 새롭게 상상함으로써 나의 엄마가 고향을 방문해 어릴 적
친지들을 다시 만나는 상상의 시나리오를 재연한 건데, 나 자신의 신체가 어머니의 현전에
대한 대역이 된 셈이다. 그럼으로써 나는 어머니와 상봉하고 어머니와 하나가 된 것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딸-엄마의 관계가 어떻게 힘을 북돋는 공간으로 기능하는지, 그리고 기억이
란 것이 어떻게 시공간을 뛰어넘어 생-사, 과거-현재의 구분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험을 창조
하고, 나아가 감정과 현실마저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 보여준다. 작품 <어머니>는
더는 되찾을 수 없는 것에 대한 감상적인 염원을 체화시킨 작품이자 “죽음을 기억하라”는
명제의 시각화이기도 하다.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는 시간의 외길, 그리고 인간의 생의 아름
다운 덧없음을 강력하게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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