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월간사진 2017년 4월호 Monthly Photography Ap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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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_최종(수정)_월간사진  2017-03-21  오후 5:50  페이지 1













                              Special 1                                                            Exhibition







                                                             1960s - 2000s

                                                사진에 음악 한 스푼






                                                     추억의 LP 표지 사진만을 모아 선보이는 전시
                                                     <Total Records>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 중이
                                                     다. 당대 인기 팝 아티스트와 유명 사진가의 협업
                                                     으로 완성되어 더욱 눈길을 끈다. 아날로그 감성
                                                     이 담뿍 담긴 사진을 보며 그때 그 시절 우리 가슴
                                                     을 설레게 했던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는 전시다.
                                                     에디터 | 박이현 · 디자인 | 서바른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와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가 손을 잡고,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와 베허 부부
                                (Bernd & Hilla Becher)가 만났으며, 신디 로퍼(Cindy Lauper)와 애니 레이보비츠(Annie Leibovitz)가 뭉쳤다. 이뿐만이 아니
                                다. 비요크(Björk)는 노부요시 아라키(Nobuyoshi Araki)와,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는 어빙 펜(Irving Penn)과 힘을합쳤
                                다. 20세기 중반 팝 음악에 심취했던 사람이라면 이들이 어떤 관계인지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LP라 부르는 바이닐
                                의 주인공과 그 표지 사진을 촬영한 사진가들이다. 이들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사진을 한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현재
                                베를린 사진 전문 갤러리 ‘C/O Berlin’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에겐 바이닐(Vinyl)보다는 LP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LP는 Long Play의 약자로, 콜롬비아 레코드가 내놓은 직경 12인치
                                (30cm)의 폴리염화비닐 레코드판(33⅓rpm)을 의미한다. LP의 재생 시간은 한 면당 20~40분으로 클래식 음악 음반이나 음악
                                가의 ‘앨범’을 담는 데 사용되었다. 디지털 매체의 성장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 같았던 바이닐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6년 미국에선 1,300만 장 이상의 바이닐이 판매됐다고 한다. 쉽게 잊히는 것이 일상인 디지털 시대, 기억과 기록으로
                                대표되는 아날로그 문화를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듯하다. 이와 함께 바이닐 표지 사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표지 사진
                                은 음악가의 개성과 음악 스타일을 함축시켜 놓은 결정체이고, 사진이 없는 바이닐은 그저 까만 비닐 레코드판에 불과했다. 그런
                                까닭에 표지 사진은 ‘앨범 아트’라는 새로운 디자인 분야를 등장시킬 정도로 화제를 낳았다. 어느 음악가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이닐 표지 사진이었던 사실만 봐도 그렇다. 에비로드를 걷고 있는 비틀즈, 사춘기 소녀의 누드 사진으로 논란이
                                됐던 블라인드 페이스,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빗댄 핑크 플로이드의 프리즘 등이 대표적인 예다.
                                <Total Records>는 음악과 사진 사이에서 파생된 다양하고 독특한 예술 형식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다. 고전 명반부터 최신 음
                                반, 그리고 우리에게 덜 알려진 음반의 표지 사진까지,  대략 500여 장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가와 팝 가수의 개성에 따라 어떻게
                                시각적 결과물로 완성되었고, 또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도 발견할 수 있다. 전시는 4월 23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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