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월간사진 2017년 8월호 Monthly Photography Au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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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133)오형근_월간사진 2017-07-20 오후 1:50 페이지 128
대한민국 아줌마
Oh Heinkuhn 오형근
호피 무늬 옷을 입은 아줌마, 1997년 3월 27일, 103.5 x 103 cm, Gelatin Silver Print
1999년 개최한 개인전에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은 새로운 형태의 초상사진 시리즈가 바로 오형근의 <아줌마>다. 최봉림에 의하면 “비평가
들은 유형학적 초상을 들먹였고, 보수적 작가들은 오형근의 무례한 촬영 형식을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한다. 국내 사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트
레이트 작품 중 하나다. 작업은 말 그대로 특별할 것 없는 이 시대 평범한 아줌마들을 담아냈다. 하지만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는 여느 초상사진과
다르다. 사진을 통해 인간 내면을 드러낸다기보다 그 인간이 속한 사회의 단면을 꼬집는다. 렌즈 앞에서 강한 플래시를 받은 아줌마들의 얼굴에
선 불안이 느껴진다. 이 불안이란 그들의 ‘젊음’을 앗아가버린 세월, 한껏 멋을 냈지만 유행을 쫓아가지 못하는 감정 등이 뒤섞여 탄생한 제3의 성
‘아줌마’를 받아들여야 하는 중압감에서 오는 감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