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월간사진 2017년 8월호 Monthly Photography Aug 2017
P. 72
(156-161)이동근_월간사진 2017-07-20 오후 1:54 페이지 156
고향에서 온 초청장
Lee Dongkeun 이동근
탐티팜(베트남), 광양, 2013
2000년대 한국 사회에서 보편화된 이주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는 포트레이트다. 베트남, 몽골, 중국 등 사진 속 그녀들의 고향에서는 무슨 일이 있
었던 것일까? 왜 한국으로 와야만 했을까? 이동근의 <초청장>은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단일 민족에 대한 자부심은 사라진지 이미 오
래다. 하지만 이주가 보편화되고 새로운 사회구성체가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인식은 배타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민족주의’ 때문이다. 새
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지만, 언어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과 동남아 사람들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은 그녀들이 한국 생활에 쉽
게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었다. 그 속에서 그녀들의 정체성은 점점 희미해졌다. 이동근은 새로운 가족과 국가를 얻었지만 쉽게 동화되지 못하
고 경계에 선 그녀들의 디아스포라적인 모습을 담담한 시선으로 사진에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