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월간사진 2016년 9월호 Monthly Photography 201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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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3
자연에서 펼쳐지는 프랑스 라 가실리 포토 페스티벌
Festival Photo La Gacilly
06.04 - 09.30
현재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라 가실리 포토 페스티벌>은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진행되는 사진축제다.
올해는 일본과 바다를 주제로 선정, 인간과 자연의 지속 가능한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에디터 | 박이현 · 디자인 | 서바른
화장품 기업이 주도하는 야외 사진전 바다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바다’ 사진 전시는 우리가 갖
고 있는 바다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기 위해 기획됐다고 한다. 평온하고 풍요로운,
라 가실리(La Gacilly)는 우리에게 조금은 생소한 이름이지만, 사실 이곳이 속한 프랑스 흔히 우리가 바다에 갖고 있는 이미지가 잘못됐음을 깨우쳐야 한다는 것이다. 바다가 언
북서부의 주 모르비앙(Morbihan)은 문화·예술의 도시다. 얼마 전에는 현재 활발하게 진 제 어떻게 재앙으로 다가올지 모르고, 해수면 상승으로 곧 우리 삶의 터전을 잃을 수도 있
행 중인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행사 중 ‘단색화’를 주제로 한 전시가 열렸다. 이곳을 으며, 언젠가는 바다 식량 자원도 고갈될 것이라는 메시지들을 다양한 사진작품을 통해
수식하는 대표적인 표현은 ‘자연친화적 도시’다. 그만큼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또한 이곳은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프랑스 화장품 경고하는 듯하다.
브랜드 이브 로쉐(Yves Rocher)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이 축제의 매력이라면 사진 디스플레이와 자연과의 조
곳이기도 하다. 이브 로쉐 재단(The Yves Rocher Foun- 화가 완벽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진이 자연인지,
dation)은 매년 라 가실리에서 사진 중심의 독특한 문 자연이 사진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예를 들어 건
화·예술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라 가실 물 외벽에 걸린 후지산 사진을 보면 마치 후지산이 저 멀
리 포토 페스티벌>이다. 2004년 기획한 것으로 라 가실 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나무 사이에 설치된 식물
리 풍경을 배경삼아 야외에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생활하는 것처럼 착각하
매년 방문자 수가 30만 명이 넘을 정도로 프랑스에서 큰 게 만들고, 정원에 배치된 사람들은 사진 속 주인공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유자적 산책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마치
페스티벌의 매력이라면 답답한 실내공간이 아닌, 탁 트 인간과 자연 환경이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인 자연과 어우러진다는 것. 그리고 다큐멘터리적인 성 말하는 것만 같다. 하이쿠(시조)가 연상될 만큼 일본 특
격과 예술적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는 사진들로 구성된 유의 여백의 미를 잘 활용한 것도 인상적이다. 보는 이로
다는 점이다. 올해 13회째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 하여금 사진을 둘러싼 다양한 것들(촬영 당시 분위기, 함
는 바로 ‘일본’과 ‘바다’다. 축된 의미 등)을 한 번 더 생각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인간과 환경의 지속 가능성을 묻다 한국 작가 이대성 참여
일본이 주제로 선택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일본 사진을 소개하기 위해 다수
째는 올해로 ‘동일본 대지진’ 5주년을 맞이했다는 것. 당 의 기관과 사진가들이 참여했다. 먼저, ‘일본’ 전시에서
시 발생한 쓰나미는 사망 숫자가 2만 명에 육박할 정도 는 아시아에서 출토된 예술품을 다수 소장한 기메박물
로 일본에 큰 상처를 입혔다. 페스티벌은 쓰나미 이후의 관(Guimet Museum)이 초창기 일본 사진을, 도쿄대학
일본을 담은 사진을 통해 희생자들을 기리고, 동시에 피 과 리옹대학은 19세기 일본의 포트레이트를 선보인다.
해 지역을 어떻게 복원해야 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가로는 <월간사진>이 소개한 적 있는 타카시 아라이
이와 함께 전시되는 사진은 20세기 일본 풍경이다. 1945년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의 (Takashi Arai)를 비롯해 요시노리 미즈타니(Yoshinori Mizutani), 타케요시 타누마
사진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후 일본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돌아보고 미래를 함께 (Takeyoshi Tanuma), 히로미 츠치다(Hiromi Tsuchida), 카즈마 오바라(Kazuma
생각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페스티벌의 의미는 세계 사진사에서 일 Obara) 등이 참여한다. 이와 함께 ‘바다’ 전시에는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이대성의 <사
본 사진이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서는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라져 가는 섬의 해변에서(On the Shore of a Vanishing Island)> 연작이 출품돼 눈길을
데 있다. 이 부분에 주목한 <라 가실리 포토 페스티벌>은 두 번의 큰 재난이 일본 사진에 끈다. 이와 함께 환경사진가로 유명한 풀 니클렌(Paul Nicklen)과 다니엘 벨트라(Daniel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 주제전을 기획했다고 한다. Beltra), 포토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시호 후카다(Shiho Fukada) 등도 전시에서 만나
또 다른 전시 주제인 ‘바다’는 쓰나미 사건 연장선상에 있다. 출품된 사진들을 보면 마치 볼 수 있다. <라 가실리 포토 페스티발>은 9월 30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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