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PHOTODOT 2017년 7월호 VOL.44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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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and Paola, Mexico City, 2002
사진가로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그의 작품 속에 일관되게 등장해
온 주제는 늘 ‘사람’이었고 그들의 ‘관계’였다. 그는 사람 사이의 관계가 서로
에게 작용하는 양상, 그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 한
개인이 사회적 환경 속에서 타인과 함께 어우러지거나 그러지 못하는 이유
들에 대한 그의 관심과 관찰을 사진에 담아내고 있다. 그는 주제인 등장인물
들이 각자가 속한 공간 속에서 작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일어나는 삶의 순간
적 장면들을 포착하며, 등장인물들 서로의 관계성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변
화하는 주제의 심리 상태, 그리고 그를 둘러싼 공기의 움직임과 분위기의 변
화를 관찰한다. 실제로 사진 속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일종의 관계로 서로 연
결되어 있다. 우정, 또는 사랑의 관계로 연결된 사람들은 서로에게 속하기도
하고 또는 서로로부터 고립되기도 한다. 그의 사진에 특징적으로 표현되는
밝은 빛과 짙은 암영의 강한 대비는 이런 사람 사이의 관계들이 가지는 양면
성을, 그리고 사람 사이에 놓인 벽, 문, 공간들은 등장인물들의 개인적 성향
을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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