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월간사진 2017년 12월호 Monthly Photography Dec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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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6-101)미니멀리즘(박찬우)_최종_월간사진  2017-11-21  오후 1:56  페이지 096

























































                stone 1348 100x150cm






                                                 박현희’s Choice                          박찬우


                                                                  돌과 물







                                        돌멩이가 물에 반쯤 잠겨 있다. 강가에 가면 볼 수 있는, 흔하디흔한 돌멩이다. 그런데 사진을 보고 있자
                                        니, 돌을 만질 때의 감촉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물에 잠겨 있는 면은 어떤 모양일지도 궁금해진다. 지금껏
                                        이만큼 돌을 찬찬히 들여다본 적이 있던가. 미니멀한 사진은 대상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최
                                        소의 요소로 최대의 시각적 효과를 낸다. 사진가 박찬우의 <스톤 stone>시리즈가 그렇다. 평소 광고와 잡
                                        지에서 화려하고 멋스러운 가구들을 주로 찍었던 그의 눈에, 어느 날 평범한 돌멩이 하나가 들어온다. 수
                                        백, 아니 수천 년에 걸쳐 바람이 다듬고 물이 깎아서 만든 돌과 마주한 작가는,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아
                                        름다움을 찾아낸다. 돌이 지닌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증명사진 촬영
                                        법. 흰색을 배경으로 해서 사진적 테크닉과 디자인적 요소를 전부 생략한 채 너무도 담백하게, 돌과 물의
                                        ‘증명사진’을 찍었다. 가장 단순한 공간에서 대상은 그 자체로 빛이 난다. 시간과 자연이 빚어낸 돌이기에
                                        그 깊이감이 더욱 드러난다. 절제와 생략, 단순함이 얼마나 큰 매력인지 한눈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 <월간사진> 편집장 박현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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