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월간사진 2017년 5월호 Monthly Photography Ma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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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AN_최종(수정)_월간사진  2017-04-20  오후 5:26  페이지 10




































                                          버려진 공간을 삶의 터전으로 바꾼 것. 2012년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Torre David’ 프로젝트 ⓒ Iwan Baan







                  이반 반(Iwan Baan)은 동시대를 대표하는 유명 건축가들이 앞 다투어 찾는 사진가다. 램 쿨  ‘TorreDavid’가 있다. 베네수엘라 빈민은 이 버려진 공간을 자신들의 거처로 바꾸었고 현
                  하스, 자하 하디드, 루이스 칸, 헤르초크 & 드 뫼롱 등 그가 함께 작업한 건축가들의 이름을    재 3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엘리베이터도 에스컬레이터도 없는 45층 건
                  일일이 나열하는 것이 버거울 정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세기의 건축가의 총애를 한         물 안에는 주거 공간을 비롯해 교회, 상점, 이발소 등이 생겨났다. 하나의 작은 소도시가
                  몸에 받아온 그는 건축 사진가라는 틀에 자신을 가두길 거부한다. 인간과 건축물, 건축물과       미완의 건축물 안에 들어선 셈이다. 베네수엘라 건축 사무소 ‘Urban Think Tank’와 공동
                  도시의 상호관계를 오래도록 탐색해왔고, 그를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고 있기 때문이        으로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버려진 공간조차 삶의 터전으로 발전시키는 인간의 위대한 힘
                  다. 21세기 건축 사진의 개념을 확장시킨 작가로 평가받는 이반 반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에 관한 이야기다. 2012년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에 ‘Torre David’를 상징하는 설치물과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함께 전시했고, 황금사자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
                  # 다큐멘터리 사진을 동경하다                                        다. 이 프로젝트는 라스 뮬러(Lars Muller) 출판사에서 책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12세 때, 할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가로서의 삶에 대       # 흥미로운 프로젝트
                  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할 당시 관심은 온통 다큐멘터리 사진에 머물렀다. 다이안 아버스         그동안 세계 최고 건축가들의 작품을 주로 기록해왔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내가 다음
                  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을 동경했고, 그들과 같은 사진가가 되길 꿈꿨다.            에 누구와 작업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하지만 나에게 건축가의 명성은 크게 중요하
                  # 램 쿨하스와의 인연                                            지 않다. 어떤 내용을 담은 프로젝트인지가 우선시 될 뿐이다. 최근에는 건축 산업의 붐을
                  12년 전, 세계적 건축가 램 쿨하스(Rem Koolhass)와 작업을 하게 된 것이 건축사진에 흥  맞고 있는 방글라데시 건축을 주제로 한 사진전을 준비 중이다.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관
                  미를 갖게 된 결정적 계기다. 상업 사진가로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던 시절 램 쿨하스        심도 10년 간 이어오고 있다.
                  가 EU에 관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에게 온라인 버전의 전시를 함께       # 사진을 통해 사람을 보다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그는 흔쾌히 나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 후 지속적으로 램       사진은 나에게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한 변명’ 같은 존재다. 전 세계 사람들이 어떤 건
                  쿨하스의 대형 프로젝트를 기록하는 작업을 맡게 있었다.                          물을 짓고, 어떻게 도시를 발전시키고, 그 안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에 관한 작업은 과
                  # 건축물을 둘러싼 도시 이야기                                       거에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내 작업의 핵심이 될 것이다.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정의
                  건축물을 중심으로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내 작업의 핵심이다. 건축물이          하는 ‘보통의 삶’이란 어떤 것인지 사진을 통해 탐색하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도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각도로 관찰해 기록하고 있다. 최근 관심사는 역사적인          # 사진집의 힘
                  공간에 집중되어 있다. 그중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 인도 북부에 위치한 찬디가르, 아       지금까지 20여 권의 사진집을 출간했다. 책은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깊이 있게 할
                  프리카의 여러 도시에서 진행한 작업을 사진집으로 발간했다. 현재는 미국 건축가 존 포         수 있는 훌륭한 매체다. 촬영지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낸 뒤 내가 시각화한 결과물을 여러
                  트만(John Portman)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사람과 공유하는 일에 매진할 예정이다.
                  # 정중동(精中動)의 미학
                  건축물을 둘러싼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건축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요
                  소 중 하나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건축물의 성격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부여
                  된다. 그리고 한 도시에 어떤 종류의 건축물이 들어서느냐에 따라서 도시의 윤곽이 그려
                  진다. 인간, 건축, 도시는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 건축사진에 인물을 포함시키는
                                                                          Iwan Baan 네덜란드 출신 사진가. 기존 건축사진과는 차별화된 독창적인 스타일을 추구한다.
                  것이 자연스러운 이유다. 움직임이 없는 건축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건축사진과 다큐멘터리 사진을 결합시킨, 사람 냄새나는 건축사진을 선보여 명성을 얻고 있다.
                  #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황금사자상                                      2012년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외 다수의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또한 <African Mod-
                  카라카스에는 베네수엘라 경제 침체로 인해 완공되지 못한 채 오래도록 방치된 건물            ernism>, <52 Weeks, 52 Cities> 외 여러 권의 사진집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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