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서미정 작가 e-book 2022 0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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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항아리
서 미 정
대지 위 어린싹이
아름드리 거목이 되기까지
한 송이 꽃이 피어나
고운 향 바람결에 날리기까지
하늘과 땅 사이 허공에
낮 밤 공기 이슬 바람 비··
허공 속 사랑으로 다녀간
동방박사 자취들
화려하고 멋지게 빈틈없이 채워진
베르사유의 궁전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판도라 속 인간의 욕망과 공든 탑들
이 가을 텅 빈 창공은
무엇보다 아름답게 빛을 발한다
진정한 의미로 함축된
뻥 뚫린 저 창공과 나 사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 공간이
호흡하고 안식하게 한다
빈 가슴
비로소 진정한 생명의 젖줄이
가슴 속에서 용 솟음치며
빛을 발하게 한다
m
S S e e o o m i i j j u u n n g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