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기도
늙은 겨울에
수줍게 핀 동백이
봄을 부르면
계절이 술 취해 가는데
여전히 기품 잃지 않은
매화는 봄을 깨우고
아직 춥다고
개나리, 진달래
이불 속에 있는데
목련이 꽃으로 나와
순백색 손을 들고
하늘을 향해 기도합니다.
그러면 소리 없이
목련 꽃에서 다가온 여름에
봄은 부활하며 목이 조이기 전
싱싱한 봄이 목련꽃은
벚꽃, 유채꽃 겸손히 북쪽으로
철쭉으로 흐드러지게 피고 머리를 숙여 기도합니다.
봄은 왔는데 텅 빈
예배당에 기도하는 늙은 성도처럼
그렇게 기도하다 떨어집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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