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2024년 4월 이달의 작가 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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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급하게 쓸쓸해지는 저녁에도 힘이 되는 사람 하나, 91×50cm, Mixed Media on Canvas









                             2014. 4. 17 – 4. 29 가온갤러리 (T.010-3763-5271, 인사동)








       임현주 개인전                                        야기를 하는지 제법 분주하다. 눈발이 휘날리고 어둠이 짙게 드리운 배
                                                      경에서도 쓸쓸함보다는 다정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느 장면에서나 거침
                                                      없이 따스한 봄기운을 불어넣는 작가의 인상주의적 색채감각에 더해, 사
                                                      물과 사물 사이의 만남을 통해서만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 특유의 공간적
       글: 전보미(연세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미네소타 대학 미술사 부전공)
                                                      언어가 있기 때문이다. 고려청자의 매병과 주병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작
                                                      가의 말처럼 비좁은 골목에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집들의 곡선은 어딘
                                                      지 모르게 조화와 균형이라는 우주의 기운을 품고 있는 듯하다. 각기 다
                                                      른 지붕을 인 흰 벽의 몸뚱아리들은 기우뚱 기울어져 있지만 서로의 버
       임현주 작가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사물은 절대 혼자 있는 법이 없다. 언       팀목이 되어 그 위태로움을 상쇄하고 있으며, 모두에게 열려있고, 친절하
       덕 중턱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은 화폭을 가득 메우고, 기찻길을 닮은 나        다. 이제는 임현주 작가의 작품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골목과 사
       뭇가지와 가로등은 달과 별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삼삼오오 떼를 지어        다리, 기찻길 모티프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로서 제 역
       서 있는 주전자와 콩나물시루, 항아리와 찻잔 무리도 무슨 재미있는 이         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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