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규리 초대전 2024. 1. 17 – 1. 30 갤러리쌈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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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리작가 작품의 한줄평..



           먼저, 나는 그림이 어렵고 잘 모른다. 이 모순된 상황에도 규리작가의 그림에 한 줄 얹고자 한다.


           규리작가의 그림을 처음 본 건, 규리작가의 첫 전시회. 남양주의 멋들어진 풍경을 가진 금다화갤러리
           에 전시된 그의 작품은 그림은 모르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의 공통분모로 하여금 공감대를 이끌
           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금융계에 있으면서 예술을 이해하고 알기보다는 돈이 되느냐 아니냐에 초점을 맞추는 그야말고
           자본주의적 시각이 전부인 사람이다. 한마디로 한국사회에서 돈 되는 그림은 화려한 이력, 스토리,
           그리고 자본의 뒷바침이 절대적인 것 같았다.

           반면, 규리작가의 그림과의 만남은 마치 계급장 다 떼고 얘기하는 솔직함이었다. 그리고 내 마음에
           들면 그것이 예술이고 예술의 즐김이라는 금다화관장님의 말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림의 문외한이 규리작가의 그림을 보고 느낀 건 고양이를 기르는 집사로서의 이해, 그리고 캣맘으로
           누구나 느끼는 애처로움 속에 희망, 그리고 길고양이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긍정적이길 바라는 소망에
           대한 공감일 것이다. 색감과 실루엣으로 표현된 느낌은 행복감과 동감과 공감을 함께 이끌어낸다.


           제주에서 규리작가를 기다리는 길냥이 달래, 그리고 달래의 암 투병 소식에 온 마음으로 쾌유의 기를
           그림에 담은 규리작가의 마음은 그 간단한 그림의 설명만으로 나의 마음의 공감을 뒤흔들고 울컥하
           게 만들었다.


           문외한인 건조한 내게 한 폭의 그림이 주는 감동이었다. 기어 들어가는 소리로 그림 전공자가 아니라
           며 스스로 작가라는 타이틀을 부담스러워하는 규리작가의 조심스러운 겸손함도 내겐 그림과 한 폭이
           었다. 어쩌면 그림을 투자가 아닌 마음 속 이야기로서 들어온 것은 규리작가의 그림이 처음일지도 모
           르겠다. 그림은 어쩔 땐 사진보다 더 크고 선명한 메세지가 있는 것 같다. 상황의 포착이 아니라 작가
           의 마음이 포착되었다고나 할까...


           이제 화가로서의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내딛는 규리작가와 규리작가를 세상으로 이끌어준 그의 고양
           이 친구들과의 이야기가 더욱 널리 퍼지길 바라며 깨끗하고 맑은 작가의 그림만큼 더욱 크고 맑은 메
           세지로 세상에 전달되길 바란다.

                                                      트랜스글로벌 해외금융자문  강 경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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