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생명의 샘가 2023년1월-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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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면

               눈이 오면
               땅에 그어진
               슬픈 경계선도 하얘지고

               지난해
               기쁨을 주었던
               수박밭도

               장마로
               슬픔을 주었던
               고추밭도 하얘집니다.

               하늘에
               살다 온
               눈이 땅에 내리면                    차이가
                                            만드는 소리 듣지 않고
               헐벗은                          계속 눈이 내리면
               참나무가
               서 있는 산도                      버티며
                                            하얀 눈 가르며
               푸른                           흐르는 개울물도
               소나무가
               서 있는 산도 하얘집니다.               사람 따라 다른
                                            지나온 발자국도
                                            흔적 없이 하얘집니다.

                                            그러다
                                            하늘에 살다 온 눈이
                                            눈을 감으면

                                            땅은 자기 색으로 경계를 만듭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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