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몽골작가 문크진 초대전 2023. 2. 1 – 2. 11 장은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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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템 문크진 TSULTEM MUNKHJIN
           꿈과 사랑과 행복 그리고 평화를 실현하려는 욕망의 표현

                                                                   신항섭(미술평론가)


           몽골은 고원지대이다. 평균 해발 1,500m에 달하는 사막과 고원 그리고 초원으로 이루어졌다. 해발이 높다 보니
           동식물 생태계 또한 제한적이다. 극단적으로 춥고 더운 기후에 적응하는 동식물의 분포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특
           히 남서쪽 사막 지역을 제외한 동쪽과 북쪽의 겨울은 혹독하기 이를 데 없다. 척박한 자연환경은 몽골인의 삶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양과 염소, 말, 소 그리고 낙타와 함께 사는 게 유목민의 생활 전통이다. 그래서인지
           몽골 화가들의 그림 또한 가축과 어우러지는 삶의 모습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전통적으로 이어지는 일상적인 삶
           의 모습이 그림의 소재가 되고 주제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출템 문크진(Tsultem Munkhjin)은 몽골인의 삶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의 그림은 자연과 한 몸이 되어 살아가
           는 유목민의 삶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표현한다. 몽골은 고원지대이고 초원이 많아 목축업에 적합하다. 유목민은
           가축에게 풀을 제공하기 위해 양질의 풀밭을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게 된다. 일정한 지역에 정착할 수 없는 것은
           많은 가축에게 풀을 먹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양과 염소, 말과 낙타 등 가축을 기르는 유목민의 생활은 그야말로
           자연과 한 몸이 되어야 한다.

           그는 초원에서 살아가는, 즉 가축을 기르며 유목 생활하는 몽골인의 전통적인 삶을 소재로 하지만 눈에 보이는 그
           대로 재현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 다만 눈에 보이는 사실을 아주 간결하게 함축하여 시적인 이미지로 표현한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형태가 아니라, 생략과 단순화 그리고 왜곡 및 변형 등 다양한 조형적인 기법을 구사한다.
           이러한 기법적인 특징은 개별적인 형식미를 찾아내는데 긴요하다. 반면에 구체적인 형태가 잘 드러나지 않아 미
           완성 그림처럼 보이기도 한다.

           몽골은 산과 강과 나무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풍요로운 땅이 아니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그런 곳도 있지만 대개
           는 나무를 보기 힘든 초원과 황무지뿐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초원과 아득한 지평선 사이사이에 하얀 게르가 띄엄
           띄엄 자리할 따름이다. 그는 이처럼 아득히 지평선으로 둘러싸인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몽골인의 삶의 모
           습을 따스하면서도 낭만적인 이미지로 그린다. 설명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최소한의 이미지로 압축한다.

           그래서일까. 작품에 따라서는 초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히 현실적인 풍경과 인물이건
           만 현실을 떠난 초월적인 세계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낭만적인 정서를 내포하는 건 현실 너머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지 싶다. 현실에 기반을 두면서도 승화된 현실, 즉 회화적인 이상이 구현된 아름다운 조형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거리가 먼 곳에 있는 말 타는 사람이나, 말과 낙타를 소재로 한 그림은 신기루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덥고 건조한 여름날 멀리 떨어져 있는 말 타는 사람이나 낙타를 보면 신기루처럼 보인다. 지열로 인해 형
           태가 흐릿하면서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몽골의 풍경은 초원에서 움직이는 양과 염소와 말과 낙타 그리고 소와 야크가 함께 하는 대자연이 큰 부분을 차
           지한다. 그런데 가축이 있는 풍경일지라도 나무가 없어 밋밋하게 보인다. 그처럼 지극히 단순한 풍경이지만, 아득
           한 초원 그리고 지평선에서 무언가 꼬물꼬물 움직이는 건 틀림없이 풀을 뜯는 가축이거나, 말을 탄 목동이다. 특
           히 키가 큰 낙타나 말 그리고 말을 탄 목동의 모습은 비록 조그만 점으로 보일 뿐인데도, 정적인 풍경을 동적인 풍
           경으로 바꾸어놓는 마술이 일어난다. 고요한 지평선에 생명체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렇다. 꼬물거리며 움직이
           는 무언가가 있으므로 아득한 지평선일지라도 적막하지 않다. 아니, 이들 존재가 있기에 그저 아득하고 정적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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