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두요 김민정 초대전 2023. 11. 15 – 11. 28 갤러리쌈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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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민정은 상서로운 기린 이미지를 통해 실존적 한계를 벗어난 독특한 동화 같은 세상을 그린다.
작품의 배경에는 화가가 그리워하던 초월적인 행복과 숭고한 사랑이 자리하는데, 상대방의 정신과 감
성을 공유하는 기쁨의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사랑을 통해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근본적인 가족
의 사랑이란 가치도 시간이 흐르면 퇴색할 수도 있다. 일상이라 해도 가족의 삶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많아서 언제나 기쁨의 에너지만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화가 김민정은 행복의 시작은 가족이
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
두요(斗姚) 김민정은 화가인 주인공이 삶을 구성하는 자아 성찰의 시간을 사유하면서 새로운 형식의
그림에 정진하기 시작했다. 기린을 중심으로, 풍성한 나무를 배경으로 하여 새들이 하늘을 날고 물고
기도 한때 꿈꾸었던 새처럼 떼를 지어 난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이 순간 주인공이 된다는 것
은 지금 있는 곳도 행복이 싹트는 공간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뭐든 포용하고 감싸는 것이 사랑이라면
주체라는 나를 비우는 것도 사랑의 실천이다. 사랑에 대한 인식은 서정적인 미덕을 지닌 합일이다. 인
간의 사랑법과 기린의 사랑법이 다르지 않을 것이므로 화가가 선택한 기린은 아름다움과 우아함 그리
고 화합을 상징하는 예지의 동물로, 자신을 닮은 모습을 그는 섬세하고 투명한 화법으로 그린다.
삶을 초연하게 받아들이고 행복을 향해 묵묵히 정진하는 화가는 나무를 심어 넉넉하게 집을 짓고 새
와 물고기를 불러 행복을 공유하는 새로운 환상의 낙원을 만들었다. 물속을 날던 물고기들은 홀연히
하늘로 올라 아름답고 향기로운 행복의 꽃잎을 뿌리는 듯하다. 예쁜 별처럼 화가는 사랑이라는 보석
으로 빛나는 그림을 그린다. 그는 그림을 통해 행복의 속성을 깊이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그를 예술가로 만든 정체성 혹은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존재는 가족의 사랑이었을 것으로, 화
가는 가족의 사랑을 예술적 뮤즈로 삼아 특유의 시각으로 기쁨의 이미지를 빚어낸다. 존재하는 누구
나가 주인공이기를 바라며 아름다운 행복을 그림으로 전하는 것이 두요(斗姚) 김민정 화가의 사랑 방
법인 것이다.
- 주 성 열 (시각예술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