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 - 윤양숙 개인전 2024. 10. 8 – 10. 13 한벽원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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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전시주제 <흐름-나를 벗삼다>는 그동안 작업해오던 주제 흐름에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의 호號 오우아吾友我(나
                    는 나를 벗 삼는다)에서 ‘나를 벗삼다’를 가져와 둘을 합한 것이다. 인간은 결국 혼자라서 내가 나를 벗 삼으며 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몸과 마음이 아프고, 무언가를 결정하고, 선택하는 삶의 모든 순간에 우리는 늘 혼자다. 그러
                    면서 때로는 탈영토하고 때로는 재영토하며 자신의 삶을 자기답게 완성해간다. 부처도 마지막 가르침으로 자등명법
                    등명自燈明法燈明이라 하여 자신을 등불로 삼을 것을 당부하였다. 아직 나는 온전히 나 자신만으로 나의 벗이 되어
                    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나를 벗 삼도록 도와주는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일기장이다. 중2시절 목요일 아침이면 친구들 일기장을 빌려서 돌려가며 하루씩 베껴 써서 일주일분
                    을 채우느라고 바빴었다. 4째 시간인 도덕시간에 선생님께 검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일기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나의 가장 좋은 도반이다. 또 하나의 벗은 그림이다. 어려운 순간에도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몰입하게 되어 생각이 없어지고 위로가 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그림은 이렇게 내가 나를 벗 삼는데 중요한 방편이
                    되었다. 이번 전시는 물처럼 흐르는 시간 속에서 명상적 생각의 흐름을 일기 쓰듯 틈틈이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모았
                    다. 누군가에게 공감의 고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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