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민병도 한국화 50년(서울전) 2023. 1. 4 – 1. 15 갤러리보아
P. 4
초대의 글
얼어붙은 대지가 녹으며 만물이 소생하듯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가 저물고 희망찬 새해가 밝았
습니다. 동장군의 기세에 아직은 웅크리고 있지만 곧 산에도 들에도 초록의 새싹을 틔우는 따뜻한 봄바
람이 불어올 것입니다. 자연이 생동하기를 기다리는 이 계절, 한지 위에 묵묵한 발걸음을 새겨온 민병도
화백의 초대전을 열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50여년 동안 이어온 화업에도 청년 작가와 다름없는 열정과 결연한 창작의 자세를 견지해온 민병도 화
백의 그림을 보노라면, 자연을 성찰하고 사색하는 진정성과 기운생동(氣韻生動)함이 느껴집니다. 한순
간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실험을 하며 신경지를 개척해온 그의 역동적인 예술혼은 코로나 팬
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유산(酉山) 민경갑 선생을 사사하며 한국화단의 중견 작가로 탄탄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민병도 화백
은 시조 시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20대 초반 한국 화가로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한 시기에 한국
현대 시단에도 정식 등단해 두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왔습니다.
갤러리 보아에서는 일생을 통해 ‘시정화의(詩情畫意)’를 이뤄온 민병도 화백의 50여년의 화업을 되돌
아보고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신작 위주
의 야심적인 대작 다수를 포함해 한국화의 정체성이 돋보이는 작품 30여점을 선보입니다. 특히 이번 전
시는 한국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서울 인사동에서 오랜만에 여는 것이기에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될
것입니다.
미술 환경이 급변하면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한국화단에도 서서히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한국
화의 세계화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온 민병도 화백의 전시를 통해 매화향처럼 은은한 한국화의 향
연을 만끽하기를 바랍니다.
2023. 1월
미디어그룹더원 홍 성 훈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