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전시가이드 2024년 10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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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못다한 연(緣), 116.8×91.0cm, 수묵채색                    무취(無臭), 116.8×91.0cm, 수묵채색


        선(線)과 합(合)의 선묘(line drawing)미학
                                                        한 것이다. 회화의 조형요소는 평면 위에 남겨진 색채의 흔적으로서의 양감,
        한국화가 유 준 호                                      질감 표현과 소묘의 기본이 되는 선(線)을 추가할 수 있다. 이러한 조형요소들
                                                        은 상호불가분의 관계 속에 회화를 구성하는 특징이 있다. 그 원천으로 들어
                                                        가면 면을 이루는 선(線)과 점(点)의 집합의 원시적 태동이 미술 기초이론으로
        글 : 김재덕(미술컬럼니스트. 아트팜갤러리 관장)                     정립이 되어있다. 따라서 회화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조형요소는 색채와 형태
                                                        로 시각화하기 위한 점, 선으로 이루어지는 선묘(line drawing)가 회화의 제일
                                                        깊은 심원 속에서 자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시각(visual)적 이미지를 구현하는 창작활동에 있어서 건축이나 조각 등은 실
        제공간 속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구체적인 대상의 표현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화가 유준호는 선(線)으로 합(合)을 이루는 선묘(line drawing)의 미학을
        반면, 회화(繪畵)의 장르는 공간적 깊이가 없는 평면의 단면시각에 존재하기       담론으로 천착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동질의 선묘로 집합을 이루고 반복되
        때문에 면(面), 입체(立體)등 시각적 실재감을 시각화하기 위해 화가들은 색      는 최대한 절제된 선의 농담(濃淡)과 필선의 이미지로 화폭의 심미감을 이룬
        채(色彩)와 형태를 평면의 캔버스위에 제각각의 작업과정을 부여하는 행위         다. 유준호의 한국화추상회화는 인위적임 없는 자연스런 필선의 반복과 순환
        를 한다. 그 작업과정의 결과로 평면의 캔버스는 작가가 의도하는 입체적 다       되는 행위의 과정으로 수십, 수백 차례의 레이어(layer)를 얹으며 점, 선으로
        면화와 평면적 공간감의 시각화로 개성 있게 표현되어 작가만의 고유한 창작        연장되는 선묘(line drawing)의 극치를 보여준다. 선의 농담과 색의 중첩으로
        세계를 완성해 나간다.                                    일정한 패턴(Pattern)을 가지고 이어진 필선은 그 안에서 나름의 에너지를 가
                                                        지고 집합을 이루어 감상자들의 미적 감수성을 자극하여 준다. 자유로운 필선
        회화가 가지는 기본의 면과 색채가 없는 회화란 원칙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울        의 규칙적 구성은 작가가 의도하는 레이어들의 결합으로 주변 필선들의 관계
        것이다. 색채란 개별적 구별성질인 색상, 밝기의 정도인 명도, 색상의 강렬한      를 형성해 주고 그러한 관계 속에 비로서 집합을 이루는 하나의 미학이 전달
        정도의 차이를 나타내는 채도의 3가지 속성을 지니고 있다. 회화 표현에서 이      되기 시작한다. 한국화 추상표현의 접근은 전통의 계승과 현대적 창작의 이반
        3가지 속성이 절대적 요인일 수 있을 것이다. 색채와 함께 2차원적인 평면에      된 물성으로 항상 충돌되곤 한다. 또한 재료사용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남겨진 작가의 어떤 흔적이 회화이므로, 평면이라는 ‘공간’ 또한 회화의 중요      있는가에 대한 작가들의 고심도 매우 깊을 수밖에 없다. 이미 현대 회화에서
        한 조형요소가 된다. 굳이 채료를 사용치 않았다 하더라도 화면 자체가 지닌       화면의 구성과 재료의 다양성에 대한 고루한 경계는 무색해져 있다. 그러한
        고유한 색과 그 위에 행해진 작가의 의도하는 행태가 드러날 때 우리는 자연       창작인들의 새로운 의식 구조 속에 한국화나 서양화, 수묵이나 오브제의 활용
        스런 회화의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회화의 공간이란 삼       등이 창작 과정에서 이슈화 될 필요가 없겠으나 전통을 고수하는 보수적 우리
        차원적인 입체물 처럼 깊이가 없기에 원근법, 명암법 등을 이용해 삼차원적인       화단의 환경 속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연구하고 고집스레 이어 나가는
        공간감과 입체감을 부여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공간의 착시적인 환영에 불과         작가 유준호의 작업열정을 보면 한국화 추상회화의 새로움을 위하여 담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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