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제1회 영・호남 교류전 부산 갤러리루미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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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사
유난히도 무더웠던 긴 여름을 지나 어느새 아침저녁으로는 가을의 기온을 느끼게 합니다. 철 이른 코스모스는 또 한 해의
결실을 생각하게 하여 마음 한켠으로는 무상함과 함께 무언가 결실을 향한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바빠집니다
먼저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귀한 영·호남교류전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초대해 주신 묵향당 김용익 관장님! 그리고 부산지역의
화우회 여러분께 솔뫼 화우회를 대표하여 심심한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영호남의 교류는 오래전 16세기 이른바 영남을 중심으로 하였던 ‘강호문학’과 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풍류가단’이 교류의
지평을 열었습니다. 뒤를 이어 다양한 장르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확산되어 왔음은 우리 모두 주지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예술작품에서 새로움이 강조되고 요구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다른 장르의 창작물과 달리 그림은 한사코 ‘지금+여기’에
자연환경과 철학적 심미환경이 온전히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화가는 길고 오랜 시간의 연속체입니다. 지금 사람이
여기의 삶과 세상을 외면하고 무엇을 그리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사람은 잠시도 머물 수 없는 과도기적 존재입니다.
아무리 고집을 부려도 지금사람이 옛날사람이 될 수 없고 아무리 갈망해도 지금 사람이 내일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새로움의 새로움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새로워져야 합니다. 새로워진다는 말은 변화한다거나, 성장하는
삶이라는 말로 바꿀 수도 있지만, 고정관념이나 편견의 노예가 되지 않는 데서부터 시작해서 현실이 간직하고 있는 것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해 내려는 의지와도 밀접한 관련이 갖는 새로움입니다. 새로운 눈길(詩眼)이 아니고서 어떻게 묵은
사물에서 신선한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호남교류전이 한국 예술문화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확실한 지평이 되어줄 것을 기원합니다. 또 이
기회를 통해 진정한 교류의 의미를 새길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을 확신하며 개개인의 예술 역량을 키워나가는데 추동력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9월 21일 솔뫼 최 송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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