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하영준 展 2023. 6. 7 – 6. 13 갤러리라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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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Ⅸ  34.6x45cm  화선지에 수묵







          선종(禪宗)에서 모든 깨달음은 극적인 데가 있다. 향엄(香嚴, 당나라 승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향엄에게 위산화상이 “우리는 부모에
          게서 태어나는데, 태어나기 이전에 한마디를 해보라(父母未生前道一句)”고 질문을 했다. 그 후 고심하다 몇 해를 떠돌던 향엄은 혜충국사
          부도탑을 지나다가 이곳에 머물기로 작정을 하고, 움막을 짓다가 무심결에 기와조각을 던졌는데, 그것이 대나무에 맞으면서 ‘딱’하고 소
          리가 났다. 이 순간 향엄은 부모로부터 태어나기 이전의 한마디를 깨달게 되었다는 고사가 있다. 사람의 참된 본성을 가리는 것은 다른 사
          람이나 사물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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