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김길환 카메라둘러메고 떠나다 3권 촬영노트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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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순응하고 살자




                               한 살 더 먹는다는 신호인가 아니면 앞으로 건강을 돌보라는 신호인가?
                             지금까지 살면서 큰 병 없이 큰 병원 신세 지지 않고 살아온 것이 이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 작은 설날에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
                             는데 갑자기 핑 돌더니 어지럽고 주체할 수 없이 빙빙 돌아서 누워버렸다. 순간 알고 있었던 상식은 있어서 혹시 뇌에 무슨 문제가 생
                             겼다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먼저 생긴다. 아내가 놀라서 119를 부르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119 소방대원들이 와서 가까운 대전 을지대학 병원 응급실로 들어갔다. 링거를 맞고 피를 뽑고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 두 시간 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병명은 이석증 즉 귀 달팽이관 안에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돌이 있는데 그 돌이 이탈하여 무게 중심을 잡지 못하여
                             어지럽다 고하며 운동 방법과 약을 주었다.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나이가 들면 몸도 고장이 나서 치료해야 하는 시기가 돌아왔다는 것일까? 언제까지나 새 것으로 살 수만은
                             없다. 60년간 잘 지냈으면 고칠 것은 고치고 살아가야 되겠지. 아프다고 서러워할 것도 없고, 안 아프다고 좋아할 것도 없다.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고 살면 스트레스가 안 된다. 항상 자연의 이치에 역행하고 살려고 하니까 부작용이 생기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언제까지 젊었던 육신과 마음으로 살 것인가?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적응하고 순응하
                             는 훈련이 필요하다. 오늘도 병원에 가봐야지 아직 조금 어지럼증이 있다. 잘 사는 것은 마음 불편함 없이 그때그때 삶에 적응하고 사
                             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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