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김길환 카메라둘러메고 떠나다 3권 촬영노트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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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스리랑카 여행을 마치고
10일간의 스리랑카 촬영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동양의 진주라고 불릴 만큼 아름답고 사면이 바다로 된 눈물 모양의 인도양에 생긴 나라이다. 주식이 쌀농사로 2 모작을 하며 홍차와 코코넛과 천연고무 등
주요 농산물을 재배하며 GNP $2.800로 우리나라 70년대 초로 생각하면 되겠다.
아직 여행객이 많지 않은 곳의 현지인들은 때가 묻지 않아서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지만, 유명한 관광지나 차 밭에 가서 사진 촬영을 하면 모델
료로 달러를 달라고 한다. 우리가 갔던 시기는 일 년 중 가장 더운 4월이기 때문에(30~36도) 촬영하는데 땀과 더위로 고생을 좀 했다.
스리랑카는 16~18세기 포르투갈과 독일에게 점령당했다가 영국의 식민지로 살았다. 2차 대전 후 1948년 2월에 독립한 나라로서, 서구식 문화들이 잔재해
있었다.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일은 그 사실만으로도 즐겁고 유쾌한 일이다. 비행기 탑승 시 지루하고 힘든 시간만 빼면 매시간이 즐겁다. 물론 동행자들
이 좋아야 하지만 그것은 내 마음먹기에 달렸다. 내 마음을 비우고 있으면, 다른 사람의 어떠한 행동도 불편 없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은
같은 취미(사진작가)의 동호인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다.
복잡하고 바쁜 세상의 삶 속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날의 우리 세대들. 먹을 것 못 먹어가며 자식들 공부 가르치느라 힘 빠지고, 이제 허리 펴는가 싶더
니, 자식이 장성하여 결혼시키고 보니 내 몸과 마음을 다독일 시간도 없이 벌써 환갑이다. 우리의 지치고 다친 마음 어떡하면 풀어 볼까나? 요즘 유행어처럼
‘힐링’을 위하여 여행을 떠나 본다. 사람들하고 소통하고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호흡하면서 내 마음을 정화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하기 위하여---
허준의 동의보감에 보면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通)이란 말이 있다. “통하면 아프지 아니하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라는 말이다.
사진 촬영 여행 마지막 날, 금년에 회갑을 맞이한 나를 비롯한 4명(김길환, 정태순, 서윤식, 황영순)의 회원들에게 베풀어준 잔치는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제 서서히 스리랑카에서 촬영해온 사진이나 정리해 볼까. 카메라 셔터 소리의 감을 되새기면서 촬영하던 그 황홀한 기분을 만끽하자.
2013년 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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