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샘가 2023년 11-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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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일어나기 마련인 갈등과 다툼 상황의 처리와 상거래 시의 경제윤리를 다
룹니다. 이어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명령을 내려서 지금까지 언급한 율법들의 바탕
에는 나 이외의 존재를 내 욕망 충족의 수단으로 삼는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강조합니다.
두 사람이 서로 싸울 때에(11-12) 다툼이 났을 때, 경솔하고 천박한 행위를 한 여자
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자기만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의 생명을 위협하고, 명예를
짓밟는 모든 행위에 대한 엄중한 경고입니다. 인간 사회에서 갈등과 다툼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다툴 때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어서는 안되며, 상대의 생명과
명예는 보호되어야 합니다.
오직 온전하고 공정한(13-16) 온전하고 공정한 도량형기로 상거래를 하라는 규정입
니다. 풍성한 소출과 소유, 자본이 경제의 기초가 아닙니다. 든든한 경제구조의 기
초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공정성입니다. 나와 내 권리가 소중한 만큼 너와 너의 권
리도 소중합니다. 이 존중 의식에서 나오는 사랑과 신뢰, 공정성 위에 하나님 나라
의 기초인 경제구조가 세워져야 합니다. 경제구조와 경제윤리는 물질을 다루는 문
제가 아니라 참된 신앙의 실천 문제입니다.
아말렉이 네게 행한 일을 기억하라(17-19) 가나안에 정착하게 되면 아말렉 족속을
진멸하라는 명령입니다. 아말렉은 에서의 손자로서 이스라엘이 애굽을 탈출할 때
행군에 지친 이스라엘 진영의 후미를 기습공격하여 피해를 준 일이 있습니다(창
36:12; 출 17:8-16). 모세는 이 일을 근거로 가나안 정착이 끝나면 그들을 진멸하
라고 명령합니다. 그런데 이는 과거의 원한에 따른 단순 보복 명령이 아닙니다. 약
자를 수탈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인간의 보편적인 죄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교만을 심판하라는 명령입니다. 이 심판 명령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죄와 싸워 인간 구원이라는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는 일에 쓰이는 선민
이스라엘의 정체성이기 때문입니다. 약 400년 뒤 사울 왕에 의해 부분적으로 이루
어졌던(삼상 15장) 이 명령은 히스기야 왕 때 시므온 자손들에 의해 다시 이루어졌
다가(대상 4:39-43), 에스더가 왕후로 있을 때 아말렉의 후손이던 하만과 그의 자손
들이 이스라엘에 의하여 멸절당하므로 완전히 이루어집니다(에 3:1; 7:9-10; 8:11-
13; 9:1-16).
적용: 당신은 지금, 죄와 싸우는 존재라는 정체성을 기억하며 살고 있습니까?
내 어머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들아, 이 세상의 아무것에서라도 나는 기쁨을 찾을 수 없다. 내가 이
땅에 무엇을 하며 무슨 목적으로 더 머물러야 하겠니? 내가 이 세상에서 바라던 소망은 다 이루었구나.
너도 아는 바와 같이 내가 이 땅 위에서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것은 내가 죽기 전에 네가 진실한 그리스
도인이 되는 것을 보고자 함이었다. 내 하나님께서는 나를 긍휼히 여기사 이 소원을 훌륭히 이루어 주셨
구나. 이제 나는 네가 이 세상에 속한 행복을 완전히 버리고 하나님의 종이 된 것을 내 눈으로 보았으니
이 땅에서 더 이상 더 내가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니?"<생명의 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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