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샘가 2023년 3-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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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기나 화상으로 인해 악성피부병이 발병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화상의 흔적
            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나병에 관한 규례에 있어 제사장의 역할이 주목됩니다.


              종처를 보라(18-23) 어떤 사람의 피부에 종기가 생겼다가 나았습니다. 그 종처에
            흰 점이 돋거나 희고 불그스름한 색점이 생겼으면 제사장에게 보여야 합니다. 제사
            장은 진찰해서 피부보다 얕고 그 털이 희면 전염성 악성피부병으로 판단하여 부정
            하다고 해야 합니다. 이처럼 종처에 종기가 나았다가 다시 발병할 수 있습니다. 종
            기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찌보면 우리의 습관이나 죄도 같은 성격을 띠고 있습
            니다. 다시 범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발병한 종처에는 처음부터 뚜렷하게
            붉은 표시가 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불그스름한 색점이 돋습니다. 환자는 그때부
            터 빨리 제사장에게 가서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제사장은
            그 사람을 이레 동안 가두어 격리하고 피부를 살핍니다. 만약 피부에 색점이 퍼지
            면 그는 여전히 부정한 상태에 있다고 선언해야 합니다. 하지만 색점이 퍼지지 않
            고 여전히 있으면 그것은 종기 흔적일 뿐입니다. 제사장은 그 사람을 정하다고 선
            언해야 합니다. 피부병은 나았지만 흔적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죄의 흔적도 남습
            니다. 의의 흔적도 남습니다. 바울처럼 우리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살기 바랍
            니다(갈 6:17).

              화상에서 생긴 나병(24-28) 나병을 얻게 되는 경우는 다양합니다. 본문에서는 화
            상 후에 나병이 발병하는 경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화상도 나병과 관계가 있습니
            다. 하지만 화상은 상당한 고통이 수반되는 반면 나병은 사실 고통을 느끼지 못하
            는 병입니다. 피부가 곪고 썩어도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욱 위험합니
            다. 신앙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이처럼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나병과 같은 죄가 발병한다는 것은 상당한 영적 위기입니다. 우상을 만들고
            그것을 숭배하는 행위를 하면서도 그것이 죄인 줄 자각하지 못하면 결국 죽게 됩니
            다. 죄는 나병과 유사점이 있습니다. 화상을 입은 사람이 피부에 이상이 있어서 제
            사장을 찾아오면 제사장은 화상자리의 피부를 살펴봅니다. 환부의 털이 희고 그 자
            리가 피부보다 우묵하면 화상에서 생긴 나병입니다. 제사장은 그 사람을 부정하다
            고 선언해야 합니다. 하지만 환부에 흰 털이 없고 피부보다 우묵하지 않으면 이레
            동안 가두었다가 다시 그를 진찰합니다. 그 때도 여전하여 색점이 피부에 퍼지지
            않았으면 화상의 흔적으로 선언합니다.

              적용: 화상으로 생긴 나병은 고통을 느끼지 못합니다. 상대방의 고통을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또 다른 나병이 아닐까요?

             어느 스승 아래 제자 둘이 있었습니다. 둘은 서로에게 라이벌 의식이 있어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
             뭇가지를 보며 움직이는 것은 바람이다, 아니다 나뭇가지가 움직인다며 싸우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 모습을 바라보던 스승이 말했습니다. "지금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나뭇가지도 아니다. 바람이
             불고 있는 곳은 너희의 마음 속이고, 움직이고 있는 것은 너희의 마음이다. 그렇게 세차게 움직이
             는 마음은 너희 마음의 벽에 부딪혀 상처를 남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가슴에도 멍을 남기는
             법이다. 너희의 마음을 그렇게 움직이는 그 차디찬 바람은 도대체 어디서 불어오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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