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샘가 2023년 3-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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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에 발병하는 악성피부병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머리임에도 악성
피부병까지 앓아야 합니다. 마음의 고민이 컸을 겁니다.
대머리(38-44) 우리는 외모지상주의(Lookism) 세상에서 삽니다. 신체적 외모 그
리고 외형적 이미지를 기준으로 가치판단, 차별 및 편견을 갖습니다. 대머리는 분명
신체적인 콤플렉스입니다. 열왕기하 2장 23절을 보면, 엘리사 선지자를 향하여 대
머리라고 놀렸던 아이들 사십이 명이 죽은 안타까운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외모보다는 마음과 인격을 더 중요시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을 보
면, 대머리에 희고 불그스름한 색점이 생겨 나병이 된 경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머리에 나병이 발생할 경우 제사장은 다른 부위에 나병 증세가 있을 때와는 다른
결정을 해야 합니다. 즉 2주 간에 걸쳐 신중하게 지켜보던 때와는 달리 즉시 부정하
다고 선언해야 합니다. 추측컨대 머리가 주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으로 보입니다. 머
리는 신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신체 모든 부위를 움직이게 하고 컨트
롤하는 중앙관제센터와도 같기 때문입니다.
진영 밖에서 살지니라(45-46) 45절 말씀에 기록된 것처럼 악성피부병에 걸린 사
람은 옷을 찢고 머리를 풀며 윗입술을 가리고 '부정하다 부정하다'를 외쳐야 합니
다. 가시적이고 청각적인 표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옷을 찢고 머리를 풀라는 말은
애통하라는 말입니다. 애통하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째,
악성피부병으로 판정을 받으면 진 밖에서 혼자 살아야 합니다. 그 완치 시기를 사
람은 알 수 없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살아야
합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슬픔과 애통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초
창기에는 격리시키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외부와 접촉을 가능한 차
단해야 했습니다. 전염병을 가장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이 격리시키는 것이라
는 것을 성경을 통해 알게 됩니다. 둘째, 악성피부병으로 판정을 받으면 '부정하다
부정하다'를 외쳐야 합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적용: 대머리로 생활하는 것도 고민되었을 텐데 악성피부병까지 앓습니다. 우리
주변에 이처럼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어려워하는 이웃들에 대해 나누어 봅시다.
벨기에의 극작가 마테를링크가 쓴 '파랑새'라는 동화의 내용입니다. 가난한 나무꾼의 어린 남매
치르치르와 미치르에게 어느 날 요정 할머니가 찾아와 병든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파랑새'를
찾아달라고 부탁합니다. 남매는 할머니의 딸을 살릴 파랑새를 찾기 위해 꿈의 세계로 떠납니다.
그러나 파랑새는 찾을 수 없었고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행복의 궁전'에서 물질적인 행복의 허무
함을 보았고 참다운 행복은 건강, 정의, 특히 어머니의 사랑이며 '파랑새'는 마음 속에 살고 있음
을 깨닫게 됩니다. 끝으로 '미래의 나라'에서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을 만나고 꿈에서 깨어납니다.
그리고 문득 자기들의 머리맡에 있는 새장을 보았고 그곳에 그토록 찾았던 파랑새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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