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장선미 개인전 2025. 7. 2 – 7. 8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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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 생활 속에 풍경들 - 장선미

          글 : 김종근 (미술평론가)
          일찍이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화가 마르크 샤갈은 “내 그림은 환상과 현           의미를 찾아가면서 자연이 주는 조화와 균형을 발견하는 것이다.
          실의 경계에 서 있다. 꿈과 기억,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다”
          라고 했다. 이것은 모든 예술가가 꿈꾸는 자신의, 즉 인간의 존재와 자연을          그의 주제가 숲이든 꽃이든 그녀의 작품 어디를 보든 그가 눈길을 주는 자
          탐구하는 열망의 철학적 메시지를 향한 고백이기도 하다. 장선미 작가도 무           연은 단순하면서도 조화롭고  아름다운 질서를 가지고 있음을 작가의 그림
          엇보다 자연의 풍경을 주제로 깊은 관심을 가진 사실적 화풍의 자연주의 화           속에서도 쉽게 발견한다. 그리고 그런 부분은 꽃길이나 숲길에서 더욱 그
          가이다.  그것은 마치 인상파 화가들이 우리들은 작은 새들이 지저귀듯이            서정성과 아름다움이 원근법적 구도에서 감지된다. 무엇보다 작가는 숲과
          그림을 그린다며, 자연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 빛과 그림자의 순간을 포착하           자연의 조화와 균형을 화폭에 담아내는데 최고의 진심을 다하고 있다.
          는 화풍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장선미 작가 그림의 특징은 생활 속에
          서 가깝게 보이는 주변의 정경을 사실적 형태로 담아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가 그녀의 그림을 통해 인간의 마음과 정신은 물론 안식과 평화를 얻는
                                                             다면 그것은 작가의 고뇌의 결과이고 그녀 그림의 힘이자 생명력이다.
          이것은 자연을 테마로 그리는 전형적인 인상파 화가들과 흐름을 같이 한다.
          역사상 많은 화가들이 모두 자연을 최고의 스승으로 삼았음을 우리는 잘 기           작가는 산속 숲의 풍경을 재현하거나 아름답게 핀 들꽃의 아름다움을 반복
          억하고 있다. 앙리 루소가 그랬고, 끌로드 모네도 반 고흐도 그랬다.             적으로 모티브로 담아낸다. 물론 이외에도 작가는 주제로 다양한 형식의 작
                                                             품을 선보이고, 자연에 대한 사랑스러운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산수유 길
          이렇게 화가들이 자연을 묘사하고 화폭에 담는 배경에는 자연을 통해 영감            목>이라든가 <황금빛 가을 숲>을 주제로 한 연작은 변화하는 계절 속에서
          을 얻고, 그 자연 속에서 안정과 삶의 평화와 안식을 얻기 때문이다. 무수한         도 변하지 않는 따뜻함과 회복의 에너지를 담고자 한 작가의 심정이 고스란
          화가들이 나는 산과 하늘, 나무와 꽃을 그린다. 그것들이 내 마음속에 살아          히 담겨져 있다.
          있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서울 근교의 풍경을 담은 <남이섬길> 노란 단풍으로 물든 <황금의 숲길>
          결국, 자연 스스로는 완성은 없으며, 스스로 변화하고 그 변화의 풍경을 통          가을의 향취를 물씬 풍기는 <자작나무 숲> 이렇게 작가는 사계절의 풍경과
          해 세상과 소통하고, 인간의 감정을 자연 풍경에 빌려 표현하는 것이 화가           자연의 숲이 주는 분위기를 충실하게 화폭에 품어내고 있다. 아마도 그 대
          들이다. 자연을 주제로 한 많은 화가들이 남긴 위대한 명언들은 모두 그 자          표적인 것이 숲 시리즈의 작품들이다.
          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이다. 그래서 작가에게는 어쩌면 피에트 몬드리
          안의 욕망처럼 “자연은 단순한 형태와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이를           그 외에도 역시 여류 화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꽃들이 빈번하게
          통해 자연의 조화와 균형을 표현하고 싶다.”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가지고            중심으로 다루어지고 있는것도 눈길을 끈다. 물론 <숨결 그리고 리듬 >에
          있는 것이다.                                            서 처럼 <멜로디가 흐르는 계단>처럼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들도 이색적이
                                                             다. 자세히 보면 이러한 내면에는 이 작가의 가슴에 녹아있는 생명의 따스
          모든 예술가에게 그런 것처럼 장선미 화가에게도 자연은 변화무쌍한 무한             함이 가장 잘 반영된 결과라고 보여진다.
          한 영감과 창작의 욕구를 제공하고 있다. 그 모든 것들이 그의 작품들 속에
          서 아낌없이 모두 드러난다. 특히 숲 시리즈에서 그 각별하게 보이는데 자           그 가운데 또 하나는 다소 흔한 풍경화이기는 하지만 어미 닭이 병아리들을
          연이 주는 그 신비스럽고 그윽한 분위기의 풍경은 빛과 어울려 그만의 인상           품고,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보살피는 모습도 인간 사회의 가족 같은 마음
          을 충실하게 드러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리고 화폭마다 두드러지게 소           을 여지없이 떠올리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재의 선택과 사계절의 변화도 이 풍경화들의 가치를 높이는데 그것 또한 아           이
          주 중요한 요소로 회화에 중심이 되고 있다.                           런 풍경을 보면 작가는 화폭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키는 천상 화가의 감성
                                                             을 속일 수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 나는 작가에게 마치 설악산의 화가 김종학처럼, 제주 생활의 중도를
          전념하는 화가 이왈종처럼 주제를 집중적으로 표현하면서 작업해볼 것을              그의 필법이나 기교는 다소 일차원적이고 즉흥적이지만 자연을 바라보는
          권유한다. 마치 데이비드 호크니가 특정한 장소의 풍경을 그리면서 한 번에           그 따뜻한 시선이 일관되게 집중된다면 장선미만의 개성과 특징, 그리고 색
          그치지 않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찾아가서 화폭에 담아내는 경우           채가 아우른다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시하는 그만의 풍경화가 구축될 것
          가 바로 그러한 사례이다.                                     으로 기대 해볼 만하다.

          작가는 일찍부터 자연에 대한 관심을 고백하고 있다.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그 상처를 치유할 시간조차 가질 수 없을 때, 사람들
         “ 자연은 늘 나의 스승이자 친구였습니다. 어릴 적 들녘을 거닐며 느꼈던 바          은 장선미 그림에서 자연을 담아내는 예술가의 감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람의 온기, 계절마다 달라지는 나무의 숨결, 햇살 사이로 번지던 감정의 결           모든 화가가 자연의 위대한 힘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기 위해 화가들이 그렇
         을 저는 오랫동안 화폭 위에 담아왔다.”                              게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처럼 소중하게 그려내는 것이다.

          이 말처럼 장선미의 작품은 자연을 친견하고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소통하             어쩌면 모든 화가들의 소원이 언제나 이렇게, 자연의 한구석에 조용히 사는
          는 인상을 집약적으로 나타낸다. 어쩌면 예술을 통한 자연과 인간의 관계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바로 그런 것이다. 화가는 자연을 통해 인간의 삶과 희열을 발견하고 삶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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