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샘가 2023.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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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열매


               여름내
               무성한 잎으로
               보이지 않았는데

               잎이
               옷을 갈아입기 전에
               햇빛으로 화장한 열매가


               앳된 얼굴
               미리 내밀고
               말없이 인사를 합니다.

               지난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고


               숱한
               병충해에도
               마르지 않으며                      잎이
                                            진하게 화장하면
               지금                           그보다 더 진한 화장으로
               여기 있다고
               색깔로 지난 사연을 말해줍니다.            잎이
                                            떨어져도
                                            감추지 않고

                                            겨울철에도
                                            새들을 위해
                                            나무는 열매를 색으로 드러냅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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