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샘가 2023.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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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마른 땅에
               뿌리 둥지 치기
               쉽지 않지만

               뿌리 있어
               땅은 아름답고
               생명은 긴 사슬을 만들며

               대지는 어머니가 되어
               하늘을 품고
               감탄사를 걸어 놓습니다.

               뿌리는
               밟는 사람 싫다고
               옮기지 않으며

               뿌리 깊은                        그러나
               풀일수록                         하늘이
               꺾인 잎 시들지 않게 하고               구름을 거두면

               가물면                          보이지
               더 깊이                         않은 뿌리도
               땅으로 내려갑니다.                   굶주리고

                                            뿌리 마르면
                                            잎도 시들고
                                            대지는 상갓집이 됩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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