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샘가 2024. 3-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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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김

                  기차를 타면
                  기차에 짐을 내려놓고
                  맡겨야 편합니다.

                  짐을 이고
                  앞으로 달려간다고
                  빨리 갈 수 있는 것 아니고

                  짐값
                  지급하지 않았다고
                  품고 있으면 몸만 지칩니다.

                  느리다고
                  재촉해도
                  기관사는 정한 시간대로 가고
                                              무거우면
                  아픈 기억으로                     무거울수록
                  뛰어넘고 싶은 역이 있어도              머리에 이지 말고
                  기차는 비행기가 되지 않습니다.
                                              늙고
                  기차를 타면                      병들수록
                  기차에 짐을 내려놓고                 다 맡겨버려야 합니다.
                  맡겨야 편합니다.
                                              기차를 타면
                                              기차에 짐을 내려놓고
                                              미련 없이 다 맡겨야 편합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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