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두요 김민정 초대전 2023. 3. 8 – 3. 21 가온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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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요(斗姚) 김민정 개인전에 부쳐
- 너에게 주고 싶은 가장 예쁜 순간 -
- 주 성 열(시각예술철학)
1.
‘예쁜 별’처럼 빛나는 화가 김민정은 같은 의미의 ‘두요(斗姚)’라는 애칭을 사용하면서 자신을 닮은 듯한 기린을 주
인공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그린다. 작품에 등장하는 한 쌍의 기린과 부엉이는 ‘가족의 행복’이라는 메타포로, 김민
정이 추구하는 사랑의 캐릭터이며 기쁨의 아바타이다.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화가는 기린의 눈동자에서 그리움과
사랑의 가치를 발견하고 현실 풍경에서 실망하거나 좌절을 경험한 모든 존재를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반영한 꿈의
풍경을 그린다. ‘어린 왕자’를 닮은 두요(斗姚) 김민정 화가에겐 욕망의 세상을 순수하고 정직하게 바라보려는 의지
가 있다. 달빛에 매료된 무욕의 마음이 있고, 흐드러지게 핀 꽃에 빠져드는 무심한 눈도 있다. 어느 날 대나무 숲이
나 자작나무 군락지에 한껏 반하고 미루나무에도 마음이 흔들려 그리기 시작한 풍경화에는 화가가 소소하게 바라
는 행복한 마음을 대신하는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화가 김민정은 상서로운 기린 이미지를 통해 실존적 한계를 벗어난 독특한 동화 같은 세상을 그린다. 작품의 배경
에는 화가가 그리워하던 초월적인 행복과 숭고한 사랑이 자리하는데, 상대방의 정신과 감성을 공유하는 기쁨의 표
현일 것이다. 그러나 사랑을 통해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근본적인 가족의 사랑이란 가치도 시간이 흐르면 퇴
색할 수도 있다. 일상이라 해도 가족의 삶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많아서 언제나 기쁨의 에너지만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화가 김민정은 행복의 시작은 가족이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
두요(斗姚) 김민정은 현실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사랑이나 행복한 꿈을 상상하고 그리워하는 것에 그림 그리는 이
유를 둔다. 현실은 꿈에 그리던 낙원이었음을 체험을 통해 느꼈을 것으로, 자작나무 숲을 걷는다거나 대나무 숲에
귀를 기울이고, 벚꽃 만발한 나무 아래에 서서 천상의 세계를 여행하였음이다. 대나무 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 화
사한 벚꽃잎은 미세한 바람에도 눈꽃을 뿌린다. 새와 나무는 하늘을 향하고, 세상 사람도 나무를 우러러 사랑을 품
는다. 어느 날, 별들이 만드는 은하수를 바라보듯 현실에서도 행복을 향해 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그가 그린 그림 속
물고기 무리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2.
다소 유연해 보이는 자신의 그림 형식에 도달하기 위해 작가는 논리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고민과 사색의 지난한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그 결과로 풍경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조연들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유용한 가치와 은유가
된다. 한 쌍의 기린과 부엉이는 서로를 향하고, 물고기와 새들은 나무와 하늘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옹기종
기 모여 온정을 나누는 사랑스러운 마을이 있고 구름과 달은 그 행복한 세상을 조용히 비춘다. 이상향인 자연의 풍
요로움을 배경으로 타자를 향한 겸손한 이미지와 화가의 욕망인 기린의 사랑이 나무를 닮아 하늘을 향한다. 반짝
이는 풍성한 나무와 조용히 세상을 내려다보는 부엉이는 화합의 열망을 담으며, 종이배와 종이비행기는 화가가 바
라는 행복과 참다운 사랑을 전하는 메신저이다.
멀리서 바라보던 산이 빼곡하게 보여도 나무와 풀 그리고 동물들이 함께 할 터전만은 언제나 내어주는 넉넉함이
있다. 포용의 공간인 산처럼 화가가 그리는 사랑의 공간은 충만하고, 소통과 치유를 위한 여유로운 환상 정원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