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박삼영 개인전 2023. 9. 20 – 9. 25 인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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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verly Hills
로데오 거리에서 루이비통을 쇼윈도우로 바라보며
어느 한적한 시골의 돌담에 그려놓은
해바라기 같은 마음의 허전함이 다가온다.
까뮈의 이방인처럼
로데오거리의 시그널이 보이지 않는 교차로에서
짚신 신고 맑은 물 넘쳐나던 개울 건너
책보자기 허리에 차고 읍내 소학교로 헐레벌레 뜀박질하던
내 어릴적 기억이 떠 오른다.
Andy Warhol의 디지털 냄새 나는 마르린먼로의 초상화와
한국문화원에 전시되어 있던 백남준의 오래된 TV와 풍금이
downtown의 저녘 노을 고압선을 타고 추상으로 다가온다.
학교 종이 땡땡땡 아이들아 어서 모여라
그 시절이 그립다.
2023. August 7th
Richard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