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박삼영 개인전 2023. 9. 20 – 9. 25 인사아트센터
P. 21
Nostalgia 박삼영갤러리
내 어릴 적
어느 봄날에
어머님 읍내로
장 보러 가시고
학 두 마리
우리집 옹달샘 찾아와
물 한 모금 마시고
뒷동산 죽순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솟아오르고
음수사원(飮水思源)인가
싸리문 열고 일야무간(日夜無間)
서당 글 외워보네
내 어릴 적 어느 봄날에 58x68cm 한지에 아크릴 2023
송림 속에 사는
초당의 마음으로
내 어릴 적
황소를 타고
베개머리 생각나서
먼 산
어머님 손길로
바라보았지
정성스레 한올 한올
하늘
수놓아 만들어 주신 베개
쳐다보았지
꼬옥 안고 잠이 들면
산 꿩의 눈부신 날개
학들 모여들고
스쳐 가는 산의 정적
학들 날아오는
상투 대신
꿈을 꾸었다
바람의 은혜로
신하가 되어
백제의 후예 86x63.5cm 한지에 먹과 아크릴 202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