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김도마 초대전 7. 17 – 7. 26 장은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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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 생동 2  80x100cm
                                                               Mixed media on plywood  2024













           말해 준다. 속도로 인해 야기되는 공기와 아스팔트 도로와 자동차가 만나는 그 숨 막히는 순간의 표
           정을 잡아내는 셈이다.


           둘째는 자유로운 선의 움직임이 꽃의 형태를 남기는 작업인데, 재현성과는 관계없는 표현적인 이미
           지를 중시한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직관에 의한 감정 반응을 중시하는데, 이를 위해 크레파스를 이용
           한다. 신체적인 힘을 그대로 전달하는 크레파스가 지어내는 표정, 즉 선의 움직임은 매우 경쾌하고
           솔직하며 담백하다. 여기에다 속도감을 수반함으로써 시각적인 쾌감이 크다. 감각적이면서도 감성적
           인 표현은 의식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꽃이 가지고 있는 형태적인 아름다움이나 색
           채이미지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작업하는 그 순간의 미적 감흥을 솔직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뿐이다.


           세 번째는 가면을 소재로 한 작업이다. 이는 최근에 시작되었으며, 가면을 화면에 나열하는 형태의
           구성 작업이다. 가면의 이미지가 불분명한 형태로 자리하는 단조로운 구성임에도 그 인상은 강렬하
           다. 움직이는가 하면 사유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의 얼굴을 단순한 형태로 만든 가면은 은유적이며 암
           시적인가 하면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따라서 얼굴 모양의 단순한 형태임에도 은밀하고 신비스
           러운 정서를 유발하기도 한다.

           인간의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쓰인다지만, 거기에는 인간사회에 관한 다양한 스토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내용을 우선하는 회화적인 소재로서의 효용성이 있다. 다만 그는 이러한 가면의 상징적인 의
           미보다는 표현적인 이미지 방식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속도감이 느껴지는 붓 터치로 화면을 덮어
           나가다가 어느 순간 슬며시 가면의 이미지는 드러내는 표현 방식은 매우 감각적이며 감성적이다. 모
           호하게 처리되는 가면의 이미지와 함께 속도감이 감지되는 터치에는 의식의 자유로움이 생생하다.


           이렇듯이 그의 작업은 소재 및 대상의 외형적인 이미지를 좇는 게 아니다. 매우 직관적이거나 감성적
           인가 하면, 즉자적이다. 이는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겠다는 의도 자체가 없고, 다만 표현하는 순간에
           일어나는 자유로운 의식 및 감정의 순수성을 신뢰하겠다는 태도이다. 이는 의식 및 감정의 순수성을
           표현적인 가치로 드러내겠다는 의지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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