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샘가 2023년 3-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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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옷


                              나무는
                              봄이 되면
                              봄옷을 입습니다.

                              힘들다고
                              버티는 나무 없고
                              번거롭다고 벗은 나무 없으며


                              반복한다고
                              지루해한 나무 없고
                              초라하다고 투덜대는 나무 없습니다.

                              모양이 달라도
                              시기하지 않고
                              수가 달라도 부러워하지 않으며


                              병들지 몰라도
                              두려워하지도 않고
                              화려하지 않아도 서두르지 않으며

                              언젠가 입고 싶어도
                              입지 못할 봄옷을
                              나무는 봄이 오면 입습니다.


                              나무는 봄이 되면 봄옷을 입습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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