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추경희 초대전 2024. 7. 1 – 7. 31 카페갤러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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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희의 누드화에서 지각표상과 정한의 역할

            카페 갤러리 담 초대전에 즈음하여



            필자에게 추경희와의 인연은 50여년을 헤아린다. 미술교육과 학생과 교수의

            연으로 시작해서 그녀가 교직에서 퇴직하고 자유인으로 살며 오늘 카페 갤러
            리 담 초대전을 맞기까지의 모든 세월이 어느덧 그처럼 흘러갔다. 유별나고 기

            이한 인연이다. 이 글 또한 어느 날 불쑥 “선생님, 갑자기 부탁드려 죄송합니
            다!”는 전언에 의해 쓴다. 평론이라면 좀은 무거울 것 같아 잠시 나누는 담론처

            럼 부담 없이 쓴다.
               추경희의 작품관련 담론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림을 처음 시작하던 1970년

            대 후반에는 코스춤의 인물을 그렸고 1980년대에는 풍경과 정물을 그리다가
            1990년대 후반에야 누드모델을 만나 본격 작업을 하게 되었다. 새삼 30여년

            의 세월을 거슬러 인체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눈부신 저 인체의 도화경(桃花
            境)은 그릴 때마다 늘 새로운 느낌이다.”

               이를 위해 울산에서 한달에 두 번, 그리고 울산에서 원주로 한달에 두 번씩
            왕래하면서 누드 작업을 한다. 모델은 서울과 대구에서 오는 날에 맞추어서 한

            다. 이렇게 해서 그녀가 추구하는 누드화는 “넉넉한 입체적 붓터치와 노랑과
            연녹색, 아니면 청색의 음영과 모델링에 의한 비교적 단순한 거치른 누드들을

            보여준다. 고전풍의 인물화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 순간의 느낌을 큐
            빅한 함축과 나이브한 표정으로 누드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데 방

            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추경희의 누드화는 아담한 ‘인물화’(portrait)라기보다는 여체의

            포즈를 다루는 ‘인체화’(人體畵, women's postural painting)라 할 수 있다. 그
            건 여체가 갖는 다양한 ‘동태’를 다루는 데 있다. 앉아거나, 섰거나, 무릎을 꿇었

            거나, 누웠거나 하는 다양한 동작의 누드를 다룬다. 이 경우 누드의 동태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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