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이자희 초대전 6. 11 – 6. 26 장은선갤러리
P. 3
표지 : chaos-파편 131x163cm
장지에 혼합재료 2020
추구하는 것이다. 이상향인 ‘무하유’는 미지의 시공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고 사유
의 변화 속에 있다. 철학적 사유와 작품 제작 과정은 카타르시스를 동반하며 최종적으로는 생성의 무하유
를 추구하게 된다. 억압과 자유, 고통과 행복, 불안과 평안의 갈림길은 마음속에 있음을 확인하였다.
나의 주제인 존재사유와 혼돈 그리고 해체와 탈영토화를 작품화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심리적으로 정화되
는 부분에 주목(注目)을 하였다. 인간은 고통과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지만 각자의 방법을
통해 해소(解消)한다. 내가 택한 방법은 예술이며, 작업은 삶에의 긍정성(肯定性)이 표출된 것이며 유희적
정화의식이다. 즉흥성을 가진 유희적 행위는 비재현성의 특징을 가진 해체된 형상성을 지니게 되고 잠재된
무의식과 만나면서 본인만의 조형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이는 고착된 현실세계를 해체하여 무하유의 생성
을 지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탕은 존재의 잠재성(潛在性)을 의미하며 형상은 잠재성으로부터 생성되는 존재자를 의미하였다. 콜라주
(collage)는 본인에게 있어서는 변화되는 자아를 의미하며 고정된 의식을 지우는 행위이다. 다양한 ‘혼합재
료를 사용’하여 해체와 재조합에 적절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하였다. ‘중앙집중형 구도’를 형식으로 취
했는데 이를 통해 주변의 재현적 서사요소를 배제하여 형상에 영향을 주는 매개(媒介)를 제거함으로써 강
한 인상의 효과를 의도하였다. ‘이미지 해체’는 일상성(日常性)에 빠진 자아의 해체이며 정체된 자의식의
탈영토화를 의미 하였다. 의도성과 즉흥성 혼재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작품은 의도된 구성과 아울러 우연
한 조형성의 흥취와 감각적 특징이 있다.
작품의 붉고 검은 형상과 백색의 여백, 바탕을 채우는 색들의 향연은 카오스(Chaos)의 상태를 말해준다.
작품은 같은 시기에 제작하였더라도 작품마다 다른 특징이 나타나는 무규정성의 특징을 보여준다. 작품 사
이의 서사적 영향이 배제되고 개별적 차이가 발생되도록 하였다. 비서정적인 특징을 보여주는데, 추상화도
아니고 추상표현주의도 아닌 ‘참된 닮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비재현성의 특징이 있으며 이는 심리적 탐
구와 존재물음의 흔적이다. 내면의 복잡한 심리와 사유를 구상적 형태를 빌어 드러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작품은 무하유의 생성을 추구하는 결과물이며,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으
며 광의적으로는 존재와 존재자의 의미를 묻는 내용이다.
“나란 존재란 무엇인가”로부터 시작된 존재물음에 대한 사유는 혼돈을 거쳐 고정된 자아나 주체란 없으
며 자아란 늘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음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림은 ‘존재물음’을 향한 ‘외침’이다.
- 2025. 6. 11. 이 자 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