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류봉현 초대전 10. 1 – 10. 30 안젤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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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봉현 작가 초대전 ㅡ ‘집약적 인간 관찰’


                                                                           권 숙 자  안젤리미술관 관장





              무더운 날씨더니 미풍이 옷깃을 스치는 가을의 시작입니다.
              이런 계절에 이웃을 사랑하고 맘 깊은 소통과 교류하게 만드는 류봉현 작가를 초대하여 풍성한 인간 내면을 관찰하
              는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류봉현 작가는 후진을 양성하면서도 끊임없이 사람들을 자신의 화폭에 초대하여 그만의 독특한 화업을 이어오며 화
              단의 중심에서 늘 자기만의 목소리를 표현할뿐만 아니라 인간 관찰에 대한 철학을 화폭에 다루고 있습니다.


              요즈음 형상도 없이 추상적인 표현으로 화폭을 채우는 작가들과 달리 그의 표현 방법은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사실
              적이고 치밀한 디테일로 감상자를 압도시키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의 화폭은 ‘집약적 인간 관찰’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인물상을 표현하고 그 기법 또한 다양합니다.
              작품의 주제는 주로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교사나 학생들이 모델로 등장하곤 했습니다. 근래에 이르러 여행객들의
              표정을 담은 군상(떠나는 사람들)에서는 사실적인 묘사와 더불어 물감과 비즈 등을 사용함으로써 여행에 대한 설렘
              과 행복감을 작품 속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일상을 공유하는 주변 인물들이나 사회적 세태 속에서 만나는 그나 그녀만이 지닌 내면을 예리한 시각으로 관찰하면
              서 인물 묘사에 주력할 뿐 아니라, 모델이 지닌 정신을 담는 색다른 인물 표현은 호기심과 매력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인간미가 퇴색되어가는 각박한 현실에 흥과 즐거움을 공유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류봉현 작가가 작품에서 그려내는
              (집약적 인간 관찰)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지대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상대의 깊은 내면을 교류하면서 작품화시
              킨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 교류에는 가장 인간적인 소통이 있기에 가능
              한 것이며 인간의 본질을 사랑하는 따뜻한 심성이나 시선이 있기에 인간을 관찰하여 자신의 인생 속에 녹여낼 수 있
              는 것입니다.


              넓은 품으로 인간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는 만큼 아름다운 종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류봉현 작가의 작품을 통해 가장 인간적인 소통이나 교류, 마음속에 누군가를 그리움으로 담아 보는 시간이 되었으
              면 합니다. 타인과의 거리가 점점 더 멀어져 가는 이 시대를 (그들이 있어 나도 존재한다)는 마음으로 우리 주변의 지
              인들이나 타인들도 가슴 깊이 포용해 보는 (인간사랑)의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간 사랑에 기대어 어려움을 극복
              하고 사람 내면에 의지하며 미래를 꿈꾸며 재도전하는 새로운 시작의 시간이나 기회 만큼 가치있는 것은 없을 것입
              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에 자신을 일으켜 세워주는 존재는 결국 인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가을의
              소슬한 바람을 안고 안젤리에 오시어 가슴속에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을 기억하면서 여러분의 삶이 더욱 풍요해지시
              길 기원해봅니다.

              (집약적 인간 관찰)이 거대하고 따뜻하고 사랑이 교류되며 인간적인 모습을 접할 수 있는 이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
              니다.


              결실의 열매 맺는 이 가을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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