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2023 칠순의 쉼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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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에 내 놀이동산에서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심심한데 내 놀이동산에서 꽃들과 놀아 볼까 우위를 입고 정원으로 나갔다. 채송화가 방긋 나
                 를 맞이하며 눈웃음을 친다. 옆에 있는 소담한 분꽃도 안녕하며 인사를 하고 수국에 가려 숨죽이고 있는 패랭이꽃이 수줍은 듯 고개를 들고 인사를

                 한다. 꽃만 보지 말고 나도 한번 봐주세요. 모과나무와 미스김 라일락과 화이트핑크 셀렉스 나무가 시샘을 하는 듯 미소 지으며 손짓으로 부르고 있다.


                 그래 너도 탐스러운 모과가 익어 가는구나. 옆에 서있는 장미도 꽝꽝나무와  배롱나무도 모두가 사랑스럽다. 빗줄기는 접점 더 세차게 내리고 있는데
                 비를 맞으며 궁상을 떨고 있다고 아내가 한마디 한다. 그래 이것도 팔자요 삼복더위에 풀 매는 것보다 비 맞으며 풀을 뽑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이것

                 도 팔자요 왜 ~ 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팔자는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 입버릇처럼 해온 말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이것이야 말로 팔자다 비 오는 날에 날궂이가 아니라 꽃과 나무와 들풀
                 과 대화하고 싶어서 말이다. 봄부터 제일 먼저 나오는 냉이부터 쑥 두릅 엄나무순 취나물 달래 옻순 상추 고추 가지 등등 수많은 나물들을 자연에서

                 채취하여 먹으면서 살고 있는 시골풍경이다.


                 비 오는 날에 차 한 잔 들고 정자에서 음악 감상을 하고 있는데 옆집아우님 밭에서 익은 수박 한 통 따 들고 오네. 이런 재미로 시골에서 사는 것이 아
                 닌가. 노년에 놀 수 있는 내 놀이동산 전원에서 나는 날마다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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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봄 김 길 환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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