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 - 김옥연 개인전 2022. 8. 17 - 8. 23 가온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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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으로 찾아든 감성의 변주(變奏)



           화가의 시선은 보통사람들의 방향과 정말 다를까? 그렇다면 작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의 표정은 조형속에서 어디까
           지 변화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은 그림을 그리는 주체의 내적 감성 표출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
           까 한다. 미국의 작가 프랑크 스텔라는 ‘네가 보는 것은 보는 네가 보는 바로 그것이다’라는 말로 작가의 주관적 시
           선의 선택을 역설하고 있다.

           화가는 어떤 형태로든 본인의 작품 속에서는 자신만이 그려보는 소우주의 창조자가 되는 개성적 요소를 가지고 있
           다. 같은 곳의 자연을 바라봐도, 비슷한 일상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그 느낌은 전적으로 개인의 경험과 감성에서 나
           오기 때문에 대상의 형태, 색상들이  내적 필연성의 방법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온갖 감정들이 화가의 손끝에서 조형적요소로 선택되어 표현될 때 그 대상은 각기 다른 언어를 덧입고 감상자들에
           게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표현된 언어로 우리는 조금이나마 작가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김옥연 작가의 작품들도 결국은 일상 속에서 느낀 감정과 자연의 표정을 입고 그 자신의 일부가 되어 화폭 속에서
           우리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1. 그녀의 일상 - 심상의 정원
           김옥연 작가의 작업실을 처음 들어 선 순간, 색채의 화려함에 한번 놀랐고, 방대한 작업량에 또 한번 놀랐던 것이 그
           녀 작품에 대한 첫인상이다.

           봉숭아 맨드라미, 나팔꽃 등이 섞여 있었지만 작업실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작품은 장미였고, 붉은 장미
           에 대한 취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화병에 꽂혀 있는 장미보다는 야생장미를 주로 담아내고 있었는데 강한 터치감으
           로 마띠에르를 만들어 외형적 사실성보다는 느낌을 살리고자 하는 조형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듯이 느껴졌다.

           대체적으로 꽃을 그리는 작가들 취향은 처음에 꽃의 외형에 이끌려 그리기 시작하지만 작품에 감성을 입히다보면
           조형적으로 변주가 되고 색상에 매료되어 작가의 심리적 효과를 이끄는 색채들로 작품을 남기게 된다. 이 때 작가
           가 눈으로 느끼는 색의 감각은 온몸으로도 느끼게 되고 자신의 기억에 의한 연상작용으로 작품 안에서 향기까지도
           느낄 수 있는 작업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대상의 존재가 함축하고 있는 경험의 범위는 작가의 고차적인 발전에서만 더욱 넓게 확대되기 때문에 순수
           한 물성적 감동이 작동하지 않으면 작가는 대상의 존재가 갖는 방향성을 놓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가 조
           용한 시간 자신의 작품 앞에서 향기를 맡을 수 있다면 그건 어떤 상태로든 물아일체가 함축된 작업의 결과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김옥연 작가의 심상 속 정원에 놓여진 다양한 소재들은 결국 작가의 분신처
           럼 다시 화면에서 태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2. 기억의 퍼즐 - 일상 이야기
           이번 전시되는 작품 중에 시선을 끄는 대형작품 <기억의 퍼즐-일상>의 주제는 작가의 의식 속에 떠오르는 추억의
           회상이자,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삶의 기록이며 현재로 이어지는 단편같은 퍼즐이다. 3분할된 화면 중심에
           는 작가 자신이 있고 우측하단에는 어린시절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엄마와 형제들이 등장한다. 조각조각 퍼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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