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김필곤(열린교회 담임 목사, 기독시인) 세월에 서리가 내려앉고 삶은 저절로 추워지는데 명절은 시계추처럼 밀려오고 마음은 아직도 설익은 고향 집 마당을 서성입니다. 막상 녹슨 문 앞에 서면 발은 더 나아갈 곳이 없고 기억 속의 길은 그래도 선명한데 그리움의 잔향을 낯익은 길도 좇다 보면 반겨줄 흐른 세월만큼 문틈의 불빛도 눈물만 따스한 아랫목도 없습니다. 깊어 지고 부모님 떠나시면 고향은 눈물에 번진 수묵화 한 장이 됩니다. 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