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전시가이드 202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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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jf-009 Date_201505, Medium_Pigment print, Paper Size_1000x660mm, Image Size_1000x660mm, Edition _ 15
2022. 5. 1 – 5. 31 청풍갤러리 (T.033-642-1451, 강릉)
조의환의 제주 사진
모종하고, 물 대고, 김을 맨다. 그 모든 과정에는 농부의 땀이 배어 있다. 햇빛과 비,
‘밧디 댕겨왔수다’ 바람은 그냥 거들 뿐이다.
돌밭을 뚫고 솟아오르는 연록 떡잎의 에너지는 실로 경이로우며, 인고의 시간을
버티고 자라서 결실로 보답하는 과정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나는 제주도의 가장
글 : 조의환 작가노트
큰 경쟁력은 농사에 있다고 늘 생각해 왔다. 천혜의 자연과 공해 없는 환경, 따가운
햇살과 잦은 비바람을 맞고 자란 농산물은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제주도 농사를 관찰하며 경배하는 마음으로 기록한 사진
일지, ‘밧디 댕겨왔수다’는 제주어로 ‘밭에 다녀왔다’는 뜻이다. 제주도 밭의 경계는 간결함과 새로운 시선이 이번 사진전의 출발점이고, 제주에 대한 애정과 검고
다 밭담인데, 검은 밭담과 작물이 자라며 시시각각 변하며 만들어내는 색상의 주름진 얼굴의 농부들에게 드리는 감사와 경배하는 마음이 종점이다. 이 작업이
강렬한 대비가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흙의 색상도 검은색, 붉은색, 누런색, 밝은 제주 농사의 가치를 알리고, 농부가 흘린 땀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를 바라는 마음
은회색 등 지역마다 달라서 ‘제주 흙은 모두 검다’는 건 편견이다. 흰 모래밭과 검정 간절하다.
흙밭까지 다양한 색과 질감, 철따라 새로운 작물이 자라며 변하는 모습은 한 편의 이번 ‘밧디 댕겨왔수다’ 강릉 전시는 2021년 12월 서울, 2022년 3월 제주 전시에
서사시와 같았다. 농부는 울 안 작은 텃밭에서부터 너른 들까지 밭 갈고, 씨 뿌리고, 이은 세 번째 전시로 소품 중심의 간추린 작품으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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