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 - 원진숙 초대전 2023. 2. 9 – 2. 20 세종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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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회화, SYNC-동시성



                                                                                                  김 월 수 (미술평론가)



              현대미술은 새로운 방법과 관점에서 시대성과 독특한 자신만의 미의식을 담아내려고 하며, 이러한 생각과 가능성의 실험 속에서 지표와 방향성을 제시
              하는데 의미와 가치가 있다.


              원진숙 작가는 오랜 세월 연구하여 독특한 자신의 예술을 창조하고 있으며 한 조각의 천은 자기 자신의 자아(自我)이며 그 위에 자신만의 회화를 완성하
              는 과정에서 사물과 그 본성(존재의 떨림)을 찾아가고 있으며 작은 칸의 공간에서 무한한 우주의 공간까지 내적 사유를 확장하는 작품의 특성을 보인다.

              작품의 소재와 기법으로 보면 캠퍼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천이라는 퀼트(Guilt)의 소재로 패치워크 퀼트(patchwork Guilt)를 응용하여 천
              을 자르고(해체) 커다란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기법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화면의 이면까지 활용하기 위하여 천이 얇게 접
              히는 성질을 이용 가로세로 벽을 세워 구획을 설정하여 짜임새 있는 비례로 구성하고 그 위에 일부를 자르고 둥글게 말아서 3차원적인 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천을 자르고 말아 올리게 되면 뚫린 구멍 사이로 그 이면의 화면이 보인다. 작가는 밑에 있는 배경에 유화로 완성된 그림을 대거나 다양한 천
              의 이미지가 드러나도록 작품을 완성하여 다차원의 세계를 구현하고 빛을 발하는 사물에 내재한 성격이나 특성을 표현한 색을 칠하여 천이라는 자연적
              인 느낌과 풍부한 감성을 통해 회화영역으로 확장하여 보편과 개체, 추상과 구상, 의식과 물질, 내용과 형식으로 새롭게 연결해 독특한 특성을 보인다.
              여러 작업의 과정을 거치며 오랜 시간의 깊이와 2차원의 화면에 3차원 적인 공간 개념을 적용하여 우리 고유의 공간 개념, 즉 ‘칸’이 지닌 공간 속에 한
              민족의 정체성을 표현한 작품으로 선보인다.

              작품의 철학과 이론적 배경은 숨겨진 이미지와 칸이라는 열린 사각형의 구조를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제시한다. 여기서 칸이라는 열린 사각형을 입자
              로 보면 입자(부분상)들이 모여 전체상과 상호적 관계를 형성하듯 전체와 부분이 고유의 특성을 보이는 프랙털 이론과 동시성(sync)이란 시간차로 발
              생하는 사건이 거의 동시에 벌어진 일로 해석하는 양자역학, 무자성(無自性)이라는 불교의 공(空)사상 등이 연관되는데 빛(색)은 에너지장과 진동 주파
              수를 형성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공명하듯 깊은 영혼의 떨림과 울림으로 소통하고 공감으로 이끈다. 현상 세계(상대 세계) 그 너머 이면의 세계(절대 세
              계)에서 어두운 장막을 찢고 빅뱅처럼 찬란한 빛의 존재(전체로써 하나인 세계)가 드러내는데, 반짝이는 오색영롱한 별처럼 무수한 색의 점들은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끝없이 순환하는 자연의 이치를 말한다.

              <sync>, <sync23-0202>, <sync23-122>, <sync23-127>, <sync23-128>, <sync23-129>, <기대>, <트위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coiorate>, 등의 작품을 보면 색채와 형태는 극도로 단순화되어 재료의 물성과 간결한 조형성을 드러내는데, 존재의 주름처럼 천을 접고 사각의 면을
              찢어서 빛이 스며든 듯 베이지, 아이보리 등 밝고 산뜻한 느낌이 든다. 여기서 작품의 주제는 한 조각의 천(인간)과 전체의 이미지(사회) 속에서 부분과
              전체와의 관계, 생명과 죽음 이후의 영혼 등 공감과 소통의 문제에 대한 철학적인 사유를 내포한다. “우주의 비밀을 밝히고 싶다면 에너지, 주파수, 그
              리고 진동의 관점을 생각하라.” 니콜라 테슬라의 말처럼 현상과 존재의 경계로부터 깨달음처럼 각성과 성찰의 기반으로 인식할 수 없지만 느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같이 우주의 중심으로부터 실체가 없는 공(空)과 무(無)처럼 깊은 인간의 내면을 들어가 부재와 그 빈자리에 잠들어 있던 영혼의 눈
              을 뜨게 한다.

              원진숙 작가의 작업 노트에서 “ 생명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 세상에 만연한 폭력과 생사의 갈림을 하루에도 수없이 경험하며, 연민과 동정만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관점일까. 오직 신의 섭리를 따르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일까? 하는 질문하게 되었다. 과연 그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생명 현상
              의 근원을 탐구하여 더 근원적인 답을 구하고 싶은 나의 이런 질문은 최근 가까운 지인들을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오는 상처를 해결하고자 하는 본성에
              서 우러나왔다. 그리고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양자의 설명에서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우리의 현상계는 모두가 진동하는 실체이며 서
              로 다른 파동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이 파동의 차이에 반응한다. 대단히 질서 잡힌 뼈의 결정체들이 마치 기다란 분자의 끈으로 이루어진 그물망에
              매달린 보석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원자들이 원자들은 일제히 아름다운 율동으로 움직인다.<우주식과 정신물리학/ 이자크벤토포. 류시화, 이상민 옮
              김> 나는 여기에서 생명 현상과 삶 그리고 죽음의 문제를 우리의 영적에너지는 에너지 보존법칙에 따라 소멸하지 않으며 파동 속에서 우주에너지로 존
              재한다는 관점을 가지게 되었고 여기에 나의 상상력을 더해 작품을 완성하였다.”

              작가의 작품은 칸(khan)이란? 사방을 둘러막은 일정한 테두리의 안, 집의 칸살의 수효를 세는 단위로 정의되는데, 칸은 사각형의 공간을 상징한다. 크
              고 작은 천을 접어 사각형(square)의 격자무늬를 만드는 과정으로부터 실처럼 섬세한 영혼의 결로 엮어 패턴화된 3D 홀로그램처럼 반쯤 열린 공간의
              창과 색으로 변화된 시간의 중첩을 통해 전자기 스펙트럼처럼 변환된 에너지 속에서 존재의 본질과 본성을 탐구한다. 이는 패치워크 퀼트(patchwork
              Guilt)의 뒷면과 천의 앞면을 접고 박음질하거나 뚫어서 3차원으로 구성된‘칸의 회화(painting of khan)’를 완성하여 추상과 형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
              각 패턴과 비정형의 형식을 추구하여 품의 미학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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