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샘가 2024. 9-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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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그릇

               그릇은
               늙어 초라해져도
               깨지지 않고

               빈 마음으로
               문 열고
               밖에 있으면

               언젠가
               단비 내리고
               담을 만큼 채워집니다.

               그릇은
               아무리 작아도
               깨어지지 않으면

               담아야 할 물
               차별하지 않고
               품으며                          그릇은
                                            아무리 커도
               생긴 대로                        깨어지면
               속이지 않고
               모양을 만듭니다.                    값비싼
                                            향유도
                                            머물지 않고

                                            여름
                                            장맛비도
                                            담을 수 없습니다.


                                            깨진 그릇엔 물이 담기지 않습니다.
                                            김필곤 목사
                                            (열린교회 담임, 기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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